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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이트 막걸리?

- 효능의 과장 : 막걸리 항암효과
- 카바이트 막걸리?

- 에틸카바이트
- 에틸렌
- 소주 괴담

칼슘 카바이드(Calcium Carbide)

생성원 및 용도 : 칼슘의 탄소화합물로 공업적으로 생석회와 코크스나 무연탄 등의 탄소를 전기로 속에서 가열하여 제조한다. 비료, 아세틸렌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화학적 특성 : 고체, 검정색으로 분자량은 64.10이다. 물과 접촉하면 발열반응을 할 수도 있다. 독성, 부식성, 인화성 또는 폭발성 가스를 발생한다.
관련질병 : 호흡기도 화상, 피부 화상, 눈 화상, 점막 화상 위험이 있다. 가연성 고체로 물과 접촉시 반응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민감집단 : 단・장기간 노출되면 피부, 눈, 점막 등에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피부에 접촉되었으면 오염된 의복 및 신발을 벗고, 즉시 적어도 15분 동안 비누와 물로 씻어야 한다.

감을 익힐 때 지난 50여 년간 화학 약품인 카바이드(탄화칼슘)를 썼으나, 유해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현재는 이용하지 않는다. 카바이드는 습기 등과 반응해서 열을 내고 아세틸렌 가스를 생산하는데 보통 카바이드 속에 황, 인, 질소, 규소 등이 함유되어 있고, 물과 반응 시 아세틸렌 외에 황화수소, 포스핀, 암모니아 등이 섞여 나와 잔류할 가능성이 있어서 사용이 금지된 상태이다.  

출러 http://ecotown.tistory.com/465


우리가 흔히 카바이드라고 부르는 물질은 정확히는 칼슘카바이드, 탄화 칼슘(CaC2) 되겠다. 두 개의 탄소 원자가 삼중 공유 결합을 한 2- 음이온과, 2+ 전하를 띠는 칼슘 양이온이 이온 결합한 물질이다. 카바이드는 생석회(CaO)와 탄소(C) 혼합물을 고온(ca. 2000도)에서 가열하면 얻어지는 데, 물과 반응하면 아세틸렌(C2H2) 기체가 생성된다.1 이런 말 자꾸 쓰면 짜증나실 테니 그냥 쉽게(?) 좀 넘어가자. 그런데 세상에 쉬운 게 있나.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상대성 이론은 없는 것처럼. 그러니 뭘 까려면 약간의 수고는 어쩔 수 없다.

 
<카바이드와 카바이드를 사용하는 램프, 위키피디아에서>

왜 이 글을 쓰는가, 가끔 카바이드에 대한 이야기가 식품에서, 또 막걸리에서 종종 나와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미신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서다. 과학과 이성이 중심이 된 사회를 추구하는 블로거 아닌가. 이 정도 수고는 해줘야지 싶어서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카바이드가 물과 결합하면 아세틸렌과 염화칼슘이 생성된다. 다음과 같이.

CaC2 + 2H2O → C2H2 + Ca(OH)2

이게 아세틸렌을 생산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카바이드의 역할이라 하는 것은 실제 이 아세틸렌이 하는 일이다. 아세틸렌은 예전에는 램프의 연료로 사용되어 탄광의 불을 밝혔고, 또 한 때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의 헤드라이트에 쓰이기도 했다. 물론 요즈음은 대부분이 전기를 사용하는 램프로 대체되었지만 말이다. 용접기의 파란색 불꽃도 아세틸렌이 연료로 사용된다.


카바이드의 최대 사용처는 당연히 아세틸렌을 제조하는 산업용이었다. 중국에서는 아세틸렌을 생산하기 위해 약 9백 만 톤의 카바이드를 생산하고 있다(2005년). 주로 플라스틱(PVC)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반면에 서구에서는 메탄의 불완전연소 방법을 사용하여 아세틸렌을 제조하면서 카바이드의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20만 톤이 겨우 넘어갈 뿐이다. 카바이드는 아세틸렌 외에도 비료인 시안아마이드(H2NCN)를 제조하거나, 제철소에서 탈황이나 탈산소 처리에 사용되기도 한다.2

카바이드와 식품, 문명의 충돌

이외에 다른 중요한 용도가 있었다. 농업적인 의미에서. 오늘의 주제이기도 하다. 자! 진짜(?) 본론으로 들어가자.
카바이드가 물과 반응할 때 생성되는 이 아세틸렌(C2H2) 가스는 에틸렌(C2H4) 가스와 유사하게 과일을 후숙시키는 데 효과가 있었다. 떫은 감 상자 안에 아세틸렌 가루 조금을 솜에 싸서 놓으면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해서 아세틸렌이 만들어지고 이게 감을 익게 만든다.
과일의 후숙에 사용되는 게 우리나라만은 아닌 게 인도에서는 망고를 익히는데 사용되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어쨌든 카바이드를 농산물의 후숙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에서 카바이드를 과일의 후숙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아세틸렌 자체가 농산물에 남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자가 흡입할 수 있고 불순물이 기화 후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바이드의 대체제로 농촌진흥청에서는 1998년에 ‘에틸렌 발생제’를 만들었고 현재는 이 제품이 사용된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2008년 10월말 경 신문기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으로 봐서 이 시기부터 카바이드의 사용이 금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카바이드를 과일의 후숙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키기가 애매한 측면이 있는데, 이는 하나의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아세틸렌을 과일에 사용을 했지, 카바이드를 직접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카바이드는 아세틸렌을 발생시키는 하나의 수단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작업자의 안전이라는 구실도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카바이드 막걸리는...
고두밥을 신속하게 발효시키기 위해 ‘카바이드’를 투여하는 바람에 불순물이 많았고 맛도 균일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숙취가 심했다.3
탁주업자들은 발효 기간을 앞당겨 생산원가를 줄이려고 공업용 화학물질인 ‘카바이드(calcium carbide)’를 넣어 막걸리를 만들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런 막걸리를 마시고 뒤끝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다음 날엔 어김없이 숙취와 두통이 뒤따랐다. 그만큼 ‘카바이드 막걸리’는 악명이 높았다. 막걸리가 ‘뒷끝이 안 좋은 술’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이유다.4 5

카바이드 막걸리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12,800건이 검색된다. 대부분은 당연히 막걸리를 마신 후 뒤끝이 좋지 않은 이유가 카바이드 때문이며 지금은 카바이드를 쓰지 않으니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다. 술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예외없이 이런 소리를 반복한다. 이건 사실을 넘어 상식이 되었다. 요즈음도 끊임없이 이런 정보가 재생산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신문기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카바이드 막걸리에 이어 디젤소주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난 사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일에까지 검색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말입니다...(김상중 씨 버전으로)

사회적 상식에 반기를 든 용자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주류과학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조호철 박사이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이 분의 주장이니 귀를 쫑긋 세우고 듣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조호철 박사는 카바이드 막걸리의 진실을 찾아 자료 조사를 하고 실험을 직접 했다. 결론적으로는 카바이드로는 막걸리를 만들 수 없었다. 카바이드 분말을 발효용기에 첨가하면 역겨운 냄새 때문에 도저히 마실 수 없는 막걸리가 된다. 그는 과감하게 결론을 내린다. "어떠한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카바이드로 막걸리를 만들 수 없다."

사실 과학자가 이렇게 과감하게 이야기하면 안되는데.... 꼬리를 숨길 방도를 만들어 놓고 내지르는 게 식자들인데. 얼마나 갑갑했을지 이해가 갔다.

조박사는 부연한다. 50여년 이상 양조에 종사한 분들을 인터뷰 했지만 그들 역시 소문만 있지 실체가 없거나 잘못 오인한 경우였다. 당시의 신문기사를 분석해도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았다. 당시의 시대 상황으로 판단컨데 목적성이 있는 기사일거라는 추론도 덧붙인다.  또하나 물에 카바이드를 넣으면 부글부글 끓는 것이 꼭 막걸리 처럼 보인다. 아래의 사진처럼.


<카바이드를 물에 넣은 모습, 조호철 박사의 페북에서>


이제부터는 사실이 아니라 소설이다.

위 사진과 같은 광경을 본 어떤이가 막걸리를 카바이드로 만드는 가 보다라고 술자리에서 말했고, 그 소문이 꼬리를 물고 돌고 돌아서 무한증폭 사이클을 거쳐 카바이드 막걸리가 탄생했다. 여기에 감을 빨리 숙성 시키는데 카바이드가 유용하더라는 과학적 사실과 결합하면서 이론적 토대도 갖추어 식자들을 홀린다. 당시에 증가하는 막걸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양조장들이 속성으로 발효시키려는 유혹이 있었다, 라는 상황 논리도 갖다 붙는다. 음모론의 완벽한 조합이 만들어 졌다. 카바이드 막걸리는 여기에 딱 들어 맞었다. 이렇게 사실을 넘어 상식으로 승화된 지식은 탄생한 후 40여년 동안 지독한 생명을 이어갔다. 죽지도 않고 때만되면 돌아온다.
카바이드로 막걸리를 빨리 만들 수 있다는 설은 기정 사실로 되었지만, 과학적으로 그게 가능한지 증명한 경우도 없었고, 막걸리를 속성으로 만들어서 돈을 벌었다는 주류제조사업자도 없었다. 다들 "그렇다더라", 라는 얘기만 옮길 뿐이었다.

결론을 내자면......
이 잘못된 상식으로 승승장구 하던 막걸리는 카바이드 막걸리라는 황당한 오명을 쓰고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70년대 술소비량의 70%를 차지했던 막걸리는 현재 10%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문을 밝히는 방법이외에 어떠한 과학적 방법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카바이드 막걸리의 흑역사, 이제는 좀 뒷방으로 보내도 되지 않을까.

이렇듯 끈질긴 혼란을 초래하는 사이비 과학은 과학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사이비 사실이 과학적 사실과 결합할 때 폭발력은 더 커진다. 상상력은 나래를 펴고 그 대상은 죽어난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TV 예능프로에서 가볍게 "사실과 거짓"을 다루는 방법이외에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다. 막걸리 명예회복, 이제라도 필요하다.


(추가) 한번 추론을 해보자. 카바이드, 즉 아세틸렌이 막걸리 제조과정, 즉 고두밥의 발효를 촉진할 수 있을까? 막걸리 제조에 사용되는 발효는 미생물이 배출하는 당분해 효소와 효모에 의해 전분이 포도당을 거쳐 에탄올로 전환되는 과정이다(전분-포도당-에탄올). 발효가 촉진되려면 아세틸렌은 다음 한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

가정 1. 카바이드(아세틸렌)가 전분을 바로 알코올로 만든다.
가정 2. 카바이드(아세틸렌)가 미생물의 당분해 효소 배출 작용을 촉진하여 전분의 당화를 촉진한다. (또는 카바이드(아세틸렌)가 효소의 당분해 과정을 촉진한다)
가정 3. 카바이드(아세틸렌)가 효모의 활성을 증가시켜 포도당의 에탄올 전환 과정을 촉진한다.

가정 1은 헛소리고, 가정 2와 3은 누가 이런 실험을 한 연구자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카바이드 막걸리가 불거졌을 때 미생물에 의한 발효과정 자체가 식물의 후숙처럼 촉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대단히 획기적인 발견이었을 것이다. 이런 연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미생물과 효소에 의한 발효를 촉진할 수 있는 물질(아세틸렌 처럼)이 있다면 엄청 대단한 발견이다. 대박이다. 더군다나 식물과 미생물 또는 효소에 동시에 촉진 효과가 있는 물질을 발견한다면 이 또한 최소한 는 갈 것이고, 좀 더가면 노벨상도 가능하다. 산업공정, 특히 폐수처리 공정 같은 곳에서는 엄청난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한 가정일까? 우리가 카바이드 막걸리 때문에 발견할 수 있었던 세기적 발견을 그냥 지나쳤던 것일까?


 


페이스북       방명록      수정 2018-10-09 / 등록 2015-04-09 / 조회 : 4943 (331)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지식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2009.12  최낙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