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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과학 : 유화 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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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방울 또는 물방울로 걸쭉하게 만든 소스들: 유화액

지금까지 살펴본 소스들은 단백질 분자들, 전분 알갱이들과 분자들, 식물조직 입자들과 세포벽 분자들 같은 고형의 질들을 고루 분산시켜 걸쭉하게 만든 액체들이었다. 이런 소스들과는 전혀 다른 점도 증진법은 물을 기반으로 한 액체에 기름방울을 채우는 것이다. 기름은 개별 물 분자들보다 덩치가 크고 느리게 움직이며, 물 분자들의 움직임을 방해함으로써 전체 혼합물이 걸쭉하고 크림 같은 질감을 갖게 한다. 이처럼 한 가지 액체에 다른 액체를 분산시킨 것을 ‘유화액’이라고 한다. 이것을 ‘젖을 짜다’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원래는 견과류를 비롯한 식물조직을 압착해서 짜낸 우유처럼 생긴 액체를 가리켰다. 우유·크림·달걀노른자는 천연 유화액인 반면에 마요네즈·홀랜데이즈 소스·뵈르 블랑·기름-식초 샐러드드레싱은 유화액 소스에 포함된다. 오늘날의 전문 요리사들은 모든 종류의 액체를 걸쭉하게 만드는 데 이러한 기본 개념을 적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만든 것을 ‘소스’라는 단어보다 혀에 더 잘 감기는 ‘에먼션’이라고 명기하기도 한다.
유화된 소스들은 요리사들에게 특별한 과제를 제시한다. 고형 입자들을 이용해 점도를 높이는 소스들과 달리 유화액은 기본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기름과 소량의 식초를 오목한 그릇에 넣고 거품기로 휘저으면, 식초는 기름 안에서 작은 방울들을 형성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이내 가라앉아 뭉치며, 몇 분만 더 지나면 두 액체가 다시 분리되어 버린다. 요리사들은 유화액을 형성시켜야 할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두 가지 액체가 다시 분리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

유화액의 성질들

유화액은 서로 용해되지 않는 두 가지 액체로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두 가지 액체를 혼합하더라도 각각의 독특한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물과 알코올 분자들은 자유롭게 혼합되지만 유화액을 형성하지는 못한다. 소스들뿐만 아니라 화장 크림, 바닥과 가구에 쓰는 왁스, 일부 페인트들, 아스팔트, 원유도 모두 물과 기름이 섞인 유화액이다.

연속적이면서 분할된 두 가지 액체

유화액에 들어 있는 두 가지 액체는 용기와 그 용기에 담긴 내용물로 생각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한 가지 액체가 작은 개별 방울들로 쪼개지고, 다른 액체가 이것을 에워싸는 것이다. 소위 ‘오일 인 워터’유화액은 물의 연속상 안에 기름이 분산되어 있는 것이다. ‘워터 인 오일’ 유화액은 그와 정반대인 상황을 가리킨다. 분산된 액체는 크기가 지름 0.0001~0.1밀리미터인 미세한 방울 형태를 띤다. 유화액이 우유처럼 뿌옇게 보이는 것은 이 방울들이 통상적인 경로를 따라 투과된 광선을 굴절시킬 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 방울들이 없었다면 액체에 투과한 빛은 다른 경로로 나아갔을 것이다. 즉, 방울들은 빛을 산란시킬 만큼 충분히 크다. 광선이 산란하므로 유화액은 특유의 우윳빛을 띠게 된다.
연속상에 더 많은 방울들이 복작거릴수록 물과 서로의 진행을 더 많이 방해하게 되며, 그리하여 유화액이 더 많이 끈적거리게 된다. 라이트 크림의 경우에 수분이 전체 부피의 80퍼센트, 기름방울들이 20퍼센트를 차지하는 반면에 헤비 크림은 기름방울들이 전체 부피의 40퍼센트를 차지한다. 뻑빽한 반고체 상태인 마요네즈는 기름방울들이 전체 부피의 거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요리사가 유화액에 분산상을 더 많이 넣을수록 유화액은 더 걸쭉해진다. 반대로 연속상을 더 많이 첨가할수록 방울들 사이의 공간이 커져서 유화액이 묽어진다. 따라서 어떤 것이 연속상이고 어떤 것이 분산상인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한다.
거의 모든 유화 소스들은 ‘오일 인 워터’유화액이므로 앞으로 나올 유화 소스에 대한 설명을 물의 연속상이고 기름이 분산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유화액의 형성: 표면장력 극복하기

유화액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물과 기름을 같은 그릇에 따르면 2개의 층으로 분리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저절로 하나의 액체가 작은 방울들로 쪼개져서 다른 액체를 침범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화학적인 이유로 서로 섞이지 않는 액체들이 서로 간의 접촉 면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정렬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각 액체는 단일한 큰 덩어리를 짓게 되는데, 그편이 같은 부피의 덩어리가 여러 조각으로 쪼개지는 쪽보다 다른 액체와의 접촉 면적이 적기 때문이다. 액체들이 표면적을 최소화하려는 이러한 경향은 ‘포면장력’이라는 힘의 표현이다.

1테이블스푼의 기름을 수십억 개의 기름방울로 만들기

이러한 표면장력을 무력화시키고 액체를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액체에 에너지를 투여해야한다.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덩어리가 되려는 액체를 흩어 놓아야 한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흩어 놓아야 한다. 마요네즈에 15밀리리터의 기름을 넣고 저으면 이 기름이 300억 개의 기름방울들로 쪼개진다, 손이나 주방용 믹서로 휘저으면 이 기름방울들을 지름 0.003밀리미터 크기로 잘게 쪼갤 수 있다. 블렌더는 더 잘게 쪼갤 수 있으며, 강력한 산업용 균질기로는 수천 분의 1밀리미터 크기로까지 쪼갤 수 있다. 기름방울들의 크기가 중요한데, 그것은 기름방울들의 크기가 작을수록 이 기름방울들이 응집되어 소스가 2개의 상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소스가 더 걸쭉하고 더 고운 질감을 갖게 되며, 풍미도 더 좋아진다. 잘게 쪼개질수록 향 분자들이 빠져나와 우리 코 속으로 들어올 표면적의 합이 커지기 때문이다.
두 가지 요인이 기름방울을 작게 만드는 작업을 수월하게 해준다. 첫째는 연속상의 점성이다. 연속상이 점성을 높을수로 방울들을 세게 잡아당기며, 거품기의 전달력을 더 많이 전달하게 된다. 물에 담긴 병에 기름을 약간 넣고 흔들어 보라. 그러면 기름방울들이 크고, 재빨리 응집될 것이다. 물보다 점성이 큰 기름에 약간의 물을 넣고 흔들어 보라. 그러면 물이 구름처럼 뿌연 작은 물방울들로 쪼개진 상태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 연속상의 일부를 점도를 높여서 유화액을 만든 뒤에 다른 재료들을 첨가해 희석하는 방식으로 하면 쉬워진다.
유화액에서 쉽게 작은 방울들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두 번째 요인은 유화제다.

유화제: 레시틴과 단백질

유화제는 다른 액체에 분산된 한 액체의 표면 장력을 낮춰 방울들을 잘게 쪼개고, 그리하여 고른 크림질의 유화액을 만드는 것을 수월하게 해주는 분자들이다. 유화제는 방울들의 표면을 코팅해 연속상의 액체로부터 그 표면을 보호해 준다. 그런 의미에서 유화제들은 진정한 의미의 리에종이다. 그래서 유화제는 반드시 두 가지 공존할 수 없는 액체를 모두에 부분적인 용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들은 하나의 분자에 상이한 2개의 구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은 물에, 다른 한쪽은 기름에 용해된다.
유화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자들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 종류의 대표적인 예는 달걀의 인지질인 레시틴이다. 레시틴은 지방과 유사한 소수성 꼬리와 물 분자에 끌리는 전하를 띤 머리를 가진 비교적 작은 분자들이다. 두 번째 종류는 레시틴보다 훨씬 더 큰 단백질 분자들이다. 단백질은 여러 개의 지방 친화적인 부분들과 여러 개의 물 친화적인 부분들을 가진 긴 아미노산 사슬이다. 달걀노른자의 단백질과 우유의 크림의 카세인 단백질은 최고의 단백질 유화제들이다.

안정제: 단백질, 전분, 식물 입자들

유화제가 있으면 유화액을 만들기가 쉬워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화제가 반드시 안정적인 유화액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유화액이 형성되더라도 방울들이 너무 붐벼서 서로 추돌하거나 서로 밀착될 수밖에 없게 되면 표면장력이 이것들을 끌어당겨 다시 응집시킬 수 있다. 다행히 일단 형성된 유화액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분자들과 입자들이 있다. 이런 분자들과 입자들에는 서로 근접해 가는 방법들이 자기들끼리 조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안정제와 조우하도록 그 사이에 끼어드는 성질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단백질처럼 크고 덩치가 좋은 분자들이 이 일을 잘 수행하며, 전분·펙틴·수지·분쇄된 식물 조직의 입자들도 훌륭한 안정제이다. 간 흰색 겨자씨는 그 입자들과 더불어 물에 젖었을 때 배출되는 수지 덕분에 특히 효과가 뛰어나다. 토마토 페이스트는 세포 입자들과 함께 상당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유용한 유화제이자 안정제다.

훌륭한 유화 소스를 만들기 위한 지침들

유화액 만들기

유화액은 요리사들뿐 아니라 화학자들에게도 언제나 변덕스러운 혼합물로 여겨졌다. 1921년에 한 화학자는 동시대의 약학 서적들이 “유화액 제조 과정에 대한 정교한 세부사항들로 채워져 있다”고 쓰면서 그 가운데 두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젓기 시작했으면 반드시 계속 오른쪽으로 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화액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왼손잡이는 유화액을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한 책도 있는데,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들린다.“ 어느 순간에 유화액이 깨져서 기름과 물로 다시 분리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늘 존재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요리사가 다음 세 가지 실수 가운데 하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첫째, 분산상을 연속상에 너무 빨리 넣었다. 둘째, 분산상을 너무 많이 첨가했다. 셋째, 소스를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게 했다.
유화 소스를 만들 때 적용되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 연속상-보통 물을 기반으로 하는 재료-과 적어도 약간의 유화제와 안정제를 가장 먼저 불에 넣어야 한다. 반드시 분산상을 연속상에 첨가해야 하며, 그 반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분산되지 않는다!
● 분산상을 처음에는 한 번에 한 스푼씩 매우 천천히 첨가해야 하며, 그사이에 요리사는 혼합물을 세게 휘젓거나 섞어야 한다. 유화액이 형성되고 어느 정도의 점성을 발달시키면 기름을 좀더 빨리 첨가해야 한다.
● 분산상과 연속상의 비율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유화된 소스들의 경우, 연속상의 부피가 분산상의 부피보다 세 배 많아야 한다. 방울들이 너무 밀집되면 그것들끼리 끊임없이 접촉하게 되어 서로 끌어당길 가능성이 커진다. 유화액의 농도가 빽빽하면 연속상을 더 첨가해서 방울들 사이의 공간을 확보해야한다.  

천천히 시작하기

적은 양의 분산상으로 천천히 신중하게 유화액을 만들기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름이 전혀 혹은 거의 유화되지 않은 혼합 초기에는 큰 방울들이 거품기의 젓기를 피해 표면에 모이기 쉽다. 앞서 넣은 기름이 완전히 유화되기 전에 다량의 기름을 첨가하면, 불에 무로다 유화되지 않은 기름이 더 많아지게 된다. 그러면 기름이 연속상이 되고, 연속상이어야 할 물이 기름 안에서 분산되어, 결과적으로 느끼하면서도 점성이 없는, 주객이 전도된 유화액이 되고 만다. 요리사는 처음에 소량의 기름을 첨가해 휘저어 줌으로써 작은 방울들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나머지 기름을 이미 잘 유화된 혼합물에 빠르게 집어넣으면, 기왕의 방울들이 일종의 제분기처럼 작용해서 자동적으로 들어오는 기름을 자신들 크기의 입자로 쪼갠다. 소스 만들기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요리사가 기름방울들을 거품이로 쪼갤 필요도 없고, 그저 새로 첨가된 소스와 섞고, ‘공장’역할을 하는 기존 기름방울들에게 고루 분산시켜 주기만 하면 된다.

유화 소스의 이용과 보관

일단 유화된 소스를 성공적으로 만든 후에는 이것을 사용하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 소스를 너무 뜨거워지게 해서는 안 된다. 고온에서는 소스 속의 분자들과 기름방울들이 매우 활발하게 운동하기 때문에 기름방울들이 서로 세게 부딪혀서 응집될 수 있다. 또 60°C 이상의 온도에서는 달걀로 유화한 소스에 들어 있는 단백질들은 응고되어 더 이상 방울들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다. 익힌 소스를 서빙하기 전에 낮은 불에 올려 두면 수분이 증발되어 분산된 기름방울들이 지나치게 조밀해 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익힌 유화 소스는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정도의 온도에서 만들고 보관해야 하며, 또 팬에서 금방 꺼내 아직도 지글거리는 음식물에 끼얹어서도 안 된다,
● 소스를 너무 차게 해서는 안 된다. 저온에서는 표면장력이 커지므로 인접한 방울들이 응집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지방은 상온에서 고형화되며, 몇 가지 기름도 냉장 온도에서 고형화된다. 그 결과 생긴 끝이 뾰족한 지방 결정들은 방울들 위의 유화제 막을 파괴하며, 그로 인해 젓거나 데울 때 기름방울들이 응집되어 분리된다.

분리된 소스 되살리기

유화된 소스가 파괴되어 분산상의 방울들이 응집될 때, 이것을 다시 유화시키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소스를 블렌더에 넣고 기계적인 힘으로 분산상을 깨뜨려 흩어놓는 것이다. 소스에 다량의 손상되지 않은 유화제와 안정제 분자들이 남아 있을 때는 유효한 방법이다. 그러나 지나친 가열로 단백질이 응고되어 버린 달걀 소스의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 좀 더 믿을 만한 두 번째 방법은 소량의 연속상에 달걀노른자와 거기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유화제와 안정제를 넣고, 여기에 망쳐진 소스를 부우면서 조심스럽게 젓는 것이다. 원래 소스에 들어 있던 단백질이 과열로 응고 되었다면 다시 유화하기 전에 그것들을 체로 걸러 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복원 과정에서 단백질 입자들을 걸러 내기에는 너무 작고, 입안에서 알갱이가 씹히는 느낌은 날 만큼 큰 크기로 남겨 두게 될 것이다.

크림소스와 버터소스

크림과 버터는 따로 소스를 만들 필요가 없다. 그 자체가 소스이기 때문이다! 입안 가득 퍼지면서 긴 여운을 남기는 짙고 풍부하지만 섬세한 풍미를 갖고 있는 크림과 버터는 실은 전형적인 소스의 원형이다. 랍스터 한 조각이나 아티초크를 찍어 먹을 녹인 버터를 담은 라미킨이나 신선한 베리나 페이스트리에 뿌린 크림 등 훌륭한 조합들이 많다. 그런데 크림과 버터는 다용도의 재료이며, 요리사들은 이것들을 소스 만들기에 활용할 다른 방법들을 찾아냈다.

우유와 크림 유화액

크림이 다용도로 쓰일 수 있는 특성을 갖게 된 것은 그 모체가 우유이기 때문이다. 우유는 연속상은 물이고 분산상은 미세한 방울들, 즉 소구체 형태의 유지방과 카세인 덩어리 형태의 단백질 입자들인 복합 분산액이다. 방울들은 레시틴과 유사한 인지질과 특정한 단백질로 이루어진 얇은 유화제 막으로 코팅되어 있다. 카세인 이외의 단백질들은 물속에서 자유롭게 떠다닌다. 소구체들의 막과 다양한 단백질들은 열을 잘 견딘다. 플레인 밀크와 크림을 센 불에서 끓여도 소구체 형태의 유지들이 응집되어 분리되거나, 단백질들이 응고되어 분리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전유는 지방 함량이 4퍼센트밖에 되지 않으며, 따라서 연속상의 흐름을 차단하고 걸쭉하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그 지방 소구체들은 숫자가 너무 적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크림은 지방 소구체들이 밀집되고 붐비는 우유의 일부다. 라이트 크림은 지방 함량이 약 18퍼센트이며, 헤비 크림이나 휘핑크림은 약 38퍼센트다. 크림은 지방의 공급원일 뿐만 아니라 다른 약한 유화액들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들과 유화제 분자들을 제공해준다.

헤비 크림은 분리되지 않는다

우유와 크림에 들어 있는 카세인 단백질들은 끓는 점에서도 안정되어 있지만, 산성에는 민감하기 때문에 열과 산성이 결합되면 응고된다. 많은 소스들이 풍미가 뛰어난 산성 재료들을 포함한다. 예컨대 소테 팬은 종종 와인으로 디글레이징을 한다. 이것은 라이트 크림이나 사워크림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우유나 크림을 실제로는 끓여서 소스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들을 마지막 농후제로 첨가해야 한다. 헤비 크림과 크렘 프레슈는 예외다. 이것들은 카세인 함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응고되더라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농축 크림

헤비 크림 다른 액체-미트 소스, 디글레이징액, 채소 퓌레-에 첨가해서 맛을 진하게 만들고 농도를 걸쭉하게 만들면 유지방 방울들이 희석되어 그 농도가 묽어진다. 요리사들은 크림을 좀 더 효과적인 점도제로 만들기 위해서 크림을 끓여서 연속상인 물을 증발시킴으로써 농축시킨다. 크림의 부피가 1/3로 줄면 유지방의 농도는 33퍼센트에 이르러 전분으로 점성을 준 묽은 소스와 같은 점성을 갖게 된다. 크림을 1/2로 줄이면 유지방이 전체 부피의 75퍼센트를 차지하게 돼 농도가 매우 걸쭉해져서 거의 반고형의 상태가 된다. 농축한 크림을 저어서 약간 묽게 만들면 충분한 질감을 주기에 충분한 유지방 방울들을 갖게 된다. 크림을 농축해서 진하게 만드는 직업은 마지막 순간, 이를테면 소테 팬을 디글레이징하고 난 후에 한다. 디글레이징한 액체에 크림을 첨가해서 혼합물이 원하는 점성이 될 때까지 끓인다.

소스 만들기에서의 크렘 프레슈

농축 크림들은 몇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원하는 풍미를 내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주의도 필요하다. 또한 때로 너무 진해서 소스의 균형을 깨뜨리기도 한다. 농축 크림의 훌륭한 대안이 바로 크렘 프레슈다. 크렘 프레슈는 끓이지 않고 발효를 이용해 걸쭉하게 만든 헤비 크림의 일종이다. 젖산균에 의해 생성된 산이 연속상인 물속의 카세인 단백질들이 뭉치고 물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그물조직을 형성하게 만든다. 몇 가지 세균 갈래들은 연속상을 더 걸쭉하게 만들고 안정제로서의 역할을 하는 긴 탄수화물 분자들을 분비한다. 농축 크림의 대안으로 사용할 크렘 프레슈는 따로 손이 갈 필요가 없고, 크림보다 덜 기름지며, 더 신선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 단백질 비중이 낮은 덕분에 사워크림이라면 응고된 온도에서도 응고되지 않는다.

버터

버터의 원재료인 크림과 마찬가지로 버터도 유화액의 일종이다. 버터는 연속사이 물이 아니라 지방인 얼마 안 되는 식용 유화액 가운데 하나다. 사실 버터는 ‘팻 인 워터’ 크림 유화액을 ‘워터 잇 팻’ 유화액으로 도치시킨 것이다. 버터의 연속상인 지방은 온전한 지방 소구체들과 더불어 그 부피의 약 80퍼센트를 차지하며, 분산상인 물방울은 약 15퍼센트를 차지한다. 버터가 녹으면 지방보다 무거운 물방울은 바닥으로 가라앉아 분리된 층을 형성한다. 녹인 버터의 질감은 유지방 자체의 농도와 같다. 긴 지방 분자들 덕분에 자연히 물보다 느리게 움직이며 더 끈적끈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녹인 버터는 전체 버터이든 그 자체이든 수분을 제거한 정제 버터이든, 간소하면서도 맛있는 소스의 재료가 된다. 수분이 증발되어 우유 고형분들이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버터를 끓여서도 사용하는 데, 이렇게 하면 유지방에서 견과류 향이 난다. ‘헤이즐넛 버터’라는 뜻의 ‘뵈르 느와제트’와 ‘블랙 버터’라는 뜻의 ‘뵈르 느와르’는 이렇게 버터를 갈색으로 변화시킨 버터들로, 종종 뵈르 느와제트에서 레몬 즙을, 뵈르 느와에는 식초를 넣어 일시적인 유화액으로 만들기도 한다.

컴파운드 버터와 휘프트 버터
버터의 반고형의 질감과 바탕의 풍성함을 이용하는 또 다른 방법들도 있다. 첫째는 다진 허브, 향신료, 갑각류의 알이나 간, 또는 다른 재료들을 넣어 ‘컴파운드 버터’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말랑말랑해진 버터를 풍미를 낸 액체에 넣고 휘저어서 유화액과 거품이 결합된 형태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렇게 풍미를 첨가한 버터를 녹여서 고기나 생선 요리, 채소나 파스타 요리 위에 얹으면 진하고 맛이 좋은 코팅이 된다. 이미 완성된 소스에 저어 넣을 수도 있다.

버터를 크림으로 되돌리기: 버터로 소스 기름지게 만들기

버터는 전환성이 돋보이는 유화액이다. 크림에서 만들어진 것이 크림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처럼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성질 덕분에 버터는 간단한 팬 디글레이징을 포함해서 많은 소스들에서 마무리 농후제로 유용하게 쓰인다. 말 그대로 ‘하얀 버터’인 ‘뵈르블랑’를 만들 수 있는 것도 함량 80퍼센트의 크림으로 전환시키는 데에는  딱 한 가지만 충족하면 된다. 소량의 물에 넣어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버터만 단독으로 녹이면 지방이 연속상을 유지하며, 물방울들이 빠져나와 버린다. 그런데 약간의 물에 버터를 넣어서 녹이면 물이 연속상이 된다. 물에 배출된 지방 분자들이 물과 버터에 들어 있던 물방울들에 함유되어 있던 물질들에 둘러싸이게 된다. 이러한 버터의 물방울들에는 우유 단백질들과 애초의 크림 속 지방 소구체들을 코팅하고 있던, 유화제 구실을 하던 막의 잔류물들이 들어 있다. 지방이 묵에 녹아 들어감에 따라 이 단백질과 인지질 잔류물들이 지방 위에 결집해 개별 지방 방울들을 코팅해 보호하며, 그리하여 ‘Oil in Water’유화액을 형성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복원된 크림 속의 지방 방울 코팅은 애초의 지방 소구체 막에 비해 밀도가 떨어지고 약해서 60°C가까이로 가열하면 지방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이처럼 모든 물 기반 소스들은 마지막에 버터 한 조각을 휘저어 주기만 하면 농도가 걸쭉해지고 맛이 농후해진다. 젤라틴이나 전분의 득을 볼 수 없는 팬 즙을 마지막에 걸쭉하게 만들고자 할 대 버터는 특히 편리하다. 지방 방울들의 약한 코팅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을 끈 상태에서 디글레이징액 부피의 1/3정도의 버터를 넣고 저어 주면 라이트 크림과 엇비슷한 농도가 된다.
퓌레와 전분으로 걸쭉하게 만든 소스들도 약간의 버터를 넣으면 이것들이 고형의 점도제 물질들에 기름기를 입혀 더 매끈한 질감을 갖게 만든다. 이와 같은 소스들은 유화액을 안정시키는 분자들과 입자들이 풍부하기 때문에 소스를 끓는점까지 가열해도 지방 방울들이 분리되지 않는다.

뵈르 블랑

프랑스식 소스인 ‘뵈르 블랑’은 버터를 이용해 조리액을 기름지게 만들던 관행에서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풍미가 진한 식초와 와인 농축액에 버터 몇 조각을 넣고 저어서 만든다. 버터 한 조각마다 새로운 소스를 만들기에 충분한 재료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버터를 한 조각 넣든 백 조각 넣든 그것은 요리사의 취향과 필요에 달려 있다. 뵈르 블랑의 농도는 진한 크림과 비슷하다. 일단 유화액이 형성되고 나면 수분이 없는 정제 버터를 첨가해 더 걸쭉하게 만들 수도 있다. 버터의 수분에 들어 있는 인지질과 단백질들은 자신들이 자리 잡고 있는 버터 유지방보다 두세 배의 유화 효과를 자랑한다.
뵈르 블랑은 58°C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분리되면서 유지방이 새어 나온다. 그러나 인지질 유화제는 열에 내성이 있으며, 보호막을 재형성할 수 있다. 지나치게 가열한 소스는 대게 약간의 찬물을 붓고 빠르게 저어 주면 복원된다. 크림을 한 스푼 넣으면 유화 물질들이 보강되므로 더 안정적인 뵈르 블랑이 된다. 뵈르 블랑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체온 이하로 차게 식히는 것이다. 유지방은 30°C에서부터 굳어서 결정을 형성한다. 결정은 얇은 유화제 막을 뚫고 나와 서로 융합되며, 소스를 다시 가열할 때 분리되는 연속적인 지방 그물 조직을 형성한다. 뵈르 블랑의 이상적인 보관 온도는 52°C 안팎이다. 이 온도에서는 수분이 증발해 지방이 과잉 농축되기 때문에 소스를 일정기간 보관해야 한다면 주기적으로 물을 조금씩 첨가해 주는 것이 좋다.

뵈르 몽테

‘뵈르 몽테’는 뵈르 블라의 사촌이라고 보면 된다. 식초나 와인 대신 물을 사용한, 풍미가 제거된 단순한 뵈르 블랑이라고 할 수 있다. 뵈르 몽테는 주로 조림용 용액으로 쓰인다. 지방은 물보다 열전도율과 열 용량이 낮기 때문에, 같은 온도라면 뵈르 몽테에 넣어 익히면 브로스에 넣어 익힐 때보다 살이 약한 생선이나 고기가 더 서서히 익는다.

유화제로 쓰이는 달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달걀노른자는 모든 종류의 뜨거운 소스들을 걸쭉하게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열이 가해지면 달걀노른자 단백질들이 변성되어 서로 결합하며, 그리하여 액체를 고정시키는 그물조직을 형성한다. 달걀노른자는 또한 매우 효과적인 유화제인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달걀 단백질들이 농축된 복합적인 ‘팻 인 워터’ 유화액이며, 따라서 유화제 구실을 하는 분자들과 분자 덩어리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유화된 입자와 단백질

여러 가지 달걀노른자 성분 가운데 특히 두 가지가 유화제로서의 능력을 제공한다. 하나는 저밀도 지질 단백질, 즉 LDL이다. LDL은 핵인 지방 분자들을 감싸고 있으면서 유화제 기능을 하는 단백질, 인지질, 콜레스테롤로 구성된 입자들이다. 온전한 LDL 입자들은 그 성분들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유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주된 유화 입자는 큰 노른자 알갱이들이다. 이것들은 LDL과 HDL을 모두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분산된 유화 단백질인 포스비틴도 가지고 있다. 노른자 알갱이들은 방울의 표면을 잘 덮지 못할 만큼 크지만, 중간 농도의 소금에 노출되면 개별 LDL, HDL, 단백질로 쪼개져 매우 효과적인 유화제가 된다.

달걀을 이용해서 소스를 유화하기

유화제로서 달걀노른자는 날것이고 따뜻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달걀의 노른자 입자들은 느릿느릿 움직이며, 지방 방울들을 빠르고 완전하게 코팅하지 못한다. 노른자를 익히면 단백질들이 풀려 응고되며, 따라서 유연한 표면 코팅제로서의 쓸모는 없어진다. 때때로 유화 소스에 익히지 않은 노른자 대신 단단하게 익힌 노른자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단단하게 익힌 노른자는 이미 응고된 상태로, 인지질이 응고된 입자들 속에 갇혀 있을 확률이 높아서 유화 능력이 익히지 않은 달걀에 한참 못 미치며, 노른자의 질감이 약간 알갱이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친 달걀 소스들: 마요네즈

마요네즈는 달걀노른자, 레몬 즙 또는 식초, 물, 그리고 종종 겨자-겨자를 첨가하면 풍미도 좋아지지만 유화액을 안정시키는 입자와 탄수화물도 제공한다.-로 구성된 기반 물질에 기름방울들이 떠 있는 유화액이다. 마요네즈는 기름방울이 대단히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는 소스-부피의 80퍼센트가 기름방울이다-이며, 대게 밀도가 높고 너무 뻑뻑해서 부어지지 않는다. 퓌레나 스톡 등 다양한 물 기반 액체로 묽게 만들거나 풍미를 낼 수 있으며, 크림처럼 써서 그러한 액체들을 기름지게 만들 수도 있다. 휘프트 크림이나 달걀흰자를 첨가해서 공기를 집어넣을 수도 있다. 마요네즈는 상온에서 만들기 때문에 보통 다양한 종류의 차가운 요리들과 함께 낸다. 그러나 노른자 단백질들 덕분에 열에도 유용하게 반응한다. 묽은 수프나 살짝 익힌 음식에 넣으면 기름지고 묵직한 느낌을 준다. 생선이나 채소위에 올려서 끓이면 열을 완충해 주며, 부풀어 오르고 굳어서 기름진 코팅이 된다.
전통적으로 마요네즈는 생달걀노른자로 만들며, 따라서 살모넬라 감염위험이 약간 있다. 제조업체들에서는 파스퇴르 살균한 노른자를 쓴다. 살모넬라가 우려된다면 슈퍼마켓에서 살균한 달걀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식초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기름’에는 박테리아 살균효과가 있지만, 마요네즈는 기본적으로 즉시 서빙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하는 잘 상하는 음식으로 취급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요네즈 만들기

마요네즈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들은 상온에 있는 것이어야 한다. 재료가 미지근해야 노른자 입자들의 유화제 성분들이 기름방울들의 표면에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름을 제외한 모든 재료들-달걀노른자, 레몬 즙 또는 식초, 소금, 겨자-을 한꺼번에 넣고 섞은 후에 기름을 처음에는 천천히, 유화액이 걸쭉해지면 좀 더 빠르게 저어 넣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달걀노른자와 소금만 넣고 기름을 저어 넣다가 유화액이 다시 묽혀야 할 만큼 뻑뻑해졌을 때 나머지 재료들을 넣는 방법으로 만들면 마요네즈 속의 기름방울들이 좀 더 안정적이고 작아진다. 소금은 노른자 입자들이 구성 성분들로 분해되도록 유도하는데, 이렇게 되면 노른자가 투명해지고 끈적끈적해진다. 희석하지 않고 놔두면 끈적거림이 기름이 더 작은 방울들로 쪼개지는 데 도움이 된다.
흔히 요리 책에는 달걀노른자와 기름의 비율이 중요하다면서 달걀노른자 1개로는 기름 1/2~1컵밖에 유화시키지 못한다고 나오는데, 이것은 틀렸다. 달걀노른자 1개로 10컵여 컵 이상의 기름을 유화시킬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물과 기름의 비율이다. 기름방울들을 채울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연속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름을 늘릴 때마다 그 부피의 1/3에 해당하는 노른자, 레몬 즙, 식초, 물, 또는 그밖의 다른 물 기반 액체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

민감성 소스

마요네즈는 기름방울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유화액이기 때문에 극도로 차갑거나 극도로 뜨겁거나 심하게 휘저으면 금방 손상될 수 있다. 어는 점에 가까울 정도로 저온인 냉장고에서 마요네즈의 기름이 분리되며, 뜨거운 음식물에서도 기름이 분리된다. 대게 기름방울들 사이의 공간을 채울 긴 탄수화물 도는 단백질 분자들 같은 안정제를 첨가한 시판 마요네즈에서는 이런 문제가 개선되었다. 병에 넣어 시판되는 ‘샐러드드레싱’은 우유 대신 물로 만든 ‘끓인 화이트소스’와 마요네즈의 매우 안정적인 절충형 소스다. 그러나 이러한 개량 소스들은 질감이 치밀한 크림질의 정통 마요네즈와는 사뭇 다르다. 냉장 보관한 마요네즈는 기름이 부분적으로나마 결정화되어 기름방울들에서 빠져나왔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물 몇 방울을 떨어뜨려서 부드럽게 저어 다시 유화시킨다.

뜨거운 달걀 소스들: 홀랜데이즈와 베어네이즈

뜨거운 달걀 소스의 고전인 홀랜데이즈와 베어네이즈 및 그 파생 소스들은 달걀로 유화한 버터소스다. 이 소스들은 마요네즈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하지만, 버터가 굳지 않도록 하기 위해 뜨겁게 유지해야 한다. 지방 분산상은 대개 전체 부피의 1/3~2/3 정도로, 소스에서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홀랜데이즈와 베어네이즈의 주된 차이는 양념에 있다. 홀랜데이즈는 레몬 즙으로만 약하게 풍미를 내는 반면, 베어네이즈는 와인·식초·타라곤·샬롯 등을 넣고 졸인 시큼하고 향이 짙은 농축액으로 만든다.
열을 가하면 걸쭉해지고, 열이 과하면 분리된다

뜨거운 달걀 소스들의 질감은 두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첫 번째 요인은 버터가 어떤 형태로 얼마만큼 녹아 있느냐다. 버터의 수분 함량은 약 15퍼센트이므로 버터 한 조각을 넣을 때마다 달걀 소스 전체가 묽어진다. 정제 버터는 수분이 하나도 없는 순수한 유지방이므로 정제 버터는 한 조각씩 더 넣을 때마다 소스가 걸쭉해진다. 소스의 질감에 영향을 미치는 두 번째 요인은 달걀노른자를 가열하고 걸쭉하게 만든 정도다. 이런 종류의 소스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비결은 원하는 질감에 이르되 노른자 단백질들이 작은 고형의 단백질들로 응고되어 소스에서 분리 형상이 일어나지 않을 만큼 달걀노른자를 익히는 데 있다. 이상적인 온도 범위는 70~77°C이다. 이 중 냄비 혹은 뭉근하게 끓는 물이 담긴 커다란 팬 위에 소스 팬을 올려 중탕하면 부드럽고 고른 열을 보장해 주지만,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응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버너 불에 직접 익히는 것을 선호하는 요리사들도 있다. 산성의 농축액과 함께 노른자를 익히는 것도 응고를 최소화해 준다. 요구르트의 산도에 해당하는 pH4.5 정도에서는 노른자는 90°C까지 안전하게 가열할 수 있다. 살모넬라가 우려스럽다면 노른자를 적어도 70°C까지는 익혀야 한다. 아니면 파스퇴르살균 달걀을 사용해야 한다.

홀랜데이즈와 베어네이즈 만들기

홀랜데이즈와 베어네이즈 소스를 만드는 데에는 적어도 다섯 가지 방법이 있으며,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
● 물 기반 재료와 달걀을 먼저 걸쭉한 농도로 익힌 다음, 통 버터를 조금씩 떼어 저어 넣으면서 버터 지방을 유화시키고 연속상을 묽힌다. 이것은 앙토냉 카렘의 조리법인데, 처음에 만들어진 달걀 혼합물의 부피가 작아 과잉 익힘 되기 쉽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 노른자와 물 기반 재료를 데우고, 통 버터 혹은 정제버터를 저어 넣은 다음, 혼합물을 원하는 질감이 될 때까지 익힌다. 이것은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의 조리법인데, 최종 질감을 소스 전체를 가열해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소스의 재료들을 한꺼번에 차가운 소스 팬에 넣은 다음 불을 약하게 켜고 젓기 시작한다. 버터와 달걀에 열이 가해지면서 버터가 서서히 녹아 달걀 속으로 퍼진다. 원하는 질감이 될 때까지 계속 끓인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 노른자를 전혀 익히지 않는 방법이다. 버터가 녹는점 이상으로만 물 기반 재료와 노른자를 따뜻하게 만든 후에 기름방울들의 밀도가 원하는 질감을 만들어 낼 때가지 정제 버터를 집어넣는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버터 마요네즈이며, 노른자의 과잉 익힘 가능성은 아예 없다.
● 사바용 소스의 버터소스 버전을 만든다. 가벼운 거품이 일 때까지 달걀노른자와 물 약간을 불 위에 올려놓고 휘저은 다음, 녹인 버터나 정제버터나 레몬 즙이나 산 농축액을 살짝 첨가한다. 이렇게 만들면 당연히 훨씬 더 가벼운 소스가 된다. 또 달걀노른자 1개당 들어가는 버터의 양도 적어진다.
버터 대신 기름이나 유지를 넣어서 뜨거운 달걀 소스를 만들 수도 있다. 채소 퓌레나 고기 농축액으로 소스 액상에 향을 첨가해도 된다.
뜨거운 달걀 소스 보관하기와 되살리기

버터소스는 버터가 굳지 않도록 따뜻하게 보관할 필요가 있는데,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63°C 정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달걀 단백질들은 이 온도에서도 서서히 계속 결합하기 때문에 소스가 걸쭉해지지 않게 하려면 이따금 소스를 저어 주어야 한다. 또 소스의 수분이 증발되어 기름방울들이 너무 밀집되는 것을 방지하고, 또 표면에 얇은 단백질 막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용기의 뚜껑을 닫아 두어야 한다.
분리된 달걀 소스들은 고형의 단백질 조각들을 체로 걸러 낸 뒤 소스 전체를 미지근하게 유지해 두고, 새로 미지근한 달걀노른자 하나와 15밀리리터의 물을 준비해 여기에 천천히 소스를 저으면서 부어 넣으면 되살릴 수 있다. 냉장 보관해서 버터 지방이 결정화된 소스를 복원하는 것도 동일하다. 소스를 다시 데우기만 하면 지방 결정들이 녹아서 기름 웅덩이를 형성하게 된다.

비네그레트

‘워터 인 오일’ 유화액

가장 흔하고 만들기 휘운 유화 소스는 ‘비네그레트’라고 불리는 기름-식초 샐러드드레싱으로, 비네그레트는 ‘식초’라는 뜻의 프랑스어 단어다. 비네그레트는 양상추 잎을 비롯한 다른 채소들에 잘 붙어 있으면서 채소 맛과 대비되는 상쾌하고 톡 쏘는 풍미를 전해 준다. 식초와 기름이 1:3의 비율로 들어가는 것이 표준적인 비네그레트의 혼합 비율이다. 비네그레트는 마요네즈와 유사하지만 조리법은 마요네즈보다 훨씬 더 간단하다. 보통 서빙하기 직전에 애체와 맛내기 재료들-소금, 후추, 허브-을 넣고 흔들어서 일시적인 뿌연 유화액을 만든 다음 샐러드 위에 뿌리고 섞으면 끝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 비네그레트는 특이한 소스다. 기름방울들이 물에 분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물방울들이 기름 속에 분산되어 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유화제의 도움 없이 1/3을 차지하는 물이 그 3배에 달하는 기름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부피가 더 큰 기름이 연속상이 되는 것이다.
기름을 비네그레트의 연속 상으로 사용하고, 유화액의 안정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소스들은 큰 음식물 조각 밑에 깔거나 혹은 그 위에 끼얹지만, 기름-식초 유화액은 거의 샐러드드레싱으로만 사용하며, 그 역할은 양상추 잎과 썬 채소들의 넓은 표면을 아주 얇고 고르게 코팅하는 것이다. 걸쭉한 크림질의 소스보다 묽고 흐름성이 좋은 소스가 이 역할에는 더 효과적이며, 기름은 물 기반의 식초보다 채소 표면에 더 잘 달라붙는다. 식초는 표면장력이 커서 얇은 막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방울처럼 맺힌다. 또 소스가 워낙 넓게 펼쳐지기 때문에 분산된 방울들을 굳이 안정시킬 필요가 없다. 물과 기름은 상극이므로 비네그레트를 뿌리기 전에 채소의 무기를 잘 털어내야 한다. 물기에 젖은 채소는 기름을 밀어내기 때문이다.

전통적이지 않은 비네그레트

요즘은 ‘워터 인 오일’이든 ‘오일 인 워터’든, 차가운 소스든 뜨거운 소스든, 주요리가 샐러드이든 채소든 고기든, 식초로 생동감을 더한 일체의 유화 소스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비네그레트’의 의미가 확장되었다. ‘오일 인 워터’ 형태로 소스를 만들고 싶다면 비율만 뒤바꾸면 된다. 말하자면 기름 비중을 줄이고, 다른 물기가 많은 재료들로 식초를 희석시켜 산성을 너무 높이지 않으면서 넉넉한 연속상을 제공하면 된다. 크림질이면서도 묽은 ‘오일 인 워터 비네그레트’는 잘 펼쳐지고, 재료들에 잘 달라붙으며, 전통적인 비네그레트에 비해서 양상추 잎사귀를 변색시키거나 시들게 하는 현상이 느리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날 혁신적인 요리사들은 풍미를 낼 올리브기름과 견과류 기름, 중심적인 식물 및 씨앗 기름, 녹인 버터, 심지어는 뜨거운 돼지고기와 오리고기 지방 등 다양한 지방을 이용해 비네그레트를 만든다. 물인 연속상에 채소나 과일의 즙이나 퓌레, 육즙이나 스톡 농축액이 포함되기도 한다. 또 방울들을 블렌더를 이용해 작은 크기로 철저하게 부숴 유화 또는 안정시키거나, 곱게 다진 허브나 향신료들·채소·퓌레·겨자·젤라틴이나 크림을 이용해 방울들을 유화 또는 안정시키기도 한다. 현대의 비네그레트는 대단히 목적이 다양한 소스다.
비네그레트처럼 보이는 병에 든 샐러드드레싱은 대게 전분이나 탄수화물 수지를 이용해 안정화하고 묵직함을 주는데, 저지방 비네그레트는 미끈미끈한 질감을 가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