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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 장 바티스트 페랭

원자를 증명한 사람

파리에 있는 소르본 대학의 물리화학자인 장 바티스트 페랭은 아인슈타인이나 랑주뱅처럼 원자론을 배경으로 성장했다. 그는 물질이 원자로 구성되었다는 자신의 믿음을 완벽하게 증명하기로 했다.
페랭은 189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 파리 주변을 떠들썩하게 했던 과학자, 지성인, 예술가들의 긴밀한 사교집단의 일원이었다. 페랭은 1870년에 릴에서 태어났으며, 육군장교였던 아버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이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상대편에서는 루돌프 클라우지우스가 참전했던 바로 그 프랑스-프러시아 전쟁 중에 사망하여, 페랭과 두 누이는 편모  슬하에서 성장했다. 페랭은 이후 파리에 있는 유명한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고 1890년대에는 물리학화학공업학교에서 피에르 귀리와 랑주뱅과 함께 공부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는 1911년에 마리 퀴리와 랑주뱅이 신문기자들에게 공격을 받을 때 그 주변에 모여 그들을 감싸준 친구들 중 한명이었다.
페랭은 프랑스 과학계에서 중요한 권위자가 되었다. 1930년대에 국립과학연구원을 설립할 당시 그는 거의 모든 책을 맡았다. 이 조직은 오늘날에도 프랑스에서 공공 연구비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패렝은 또한 과학을 대중에게 더 폭넓게 소개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아서, 대중적인 책을 저술하고 대중 강연을 하고 파리과학박물관과 체험교육장을 갖춘 쿠베르트 궁전(‘발견의 전장’)을 설립했다.
퀴리 부부와 마찬가지로 페랭과 아내 앙리에트의 자녀들은 부모를 이어 과학자가 되었다. 아들 프랑시스는 성공한 물리학자가 되어 원자력과 원자폭탄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페랭은 또한 과학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회 발전의 길이 과학 이해에 놓여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과학이 모든 사람들이 흔히 바라지 않는 사회적 변화인 어떤 자동화된 기계가 아니라 인간 활동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과학이 모든 사람들이 흔히 바라지 않는 사회적 변화인 어떤 자동화된 기계가 아니라 인간 활동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다시 말해서 의식을 가진 과학이었다.
페랭은 열성적인 사회주의자가 되었으며 1936년에는 프랑스 내각에 과학자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새 수상인 레옹 블룸을 설득했다. 과학은 정부가 더는 무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페랭 자신 또한 블룸의 내각에서 근무했다. 유명한 반파시스트였던 페랭은 1940년에 프랑스를 탈출하여 뉴욕으로 망명해야 했다. 아들인 프랑시스는 이미 그곳에서 컬럼비아 대학의 강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

다시 1890년대로 돌아가보자. 페랭은 중간세계에 뛰어들기 전에 표면적으로는 관련이 없는 듯한 주제에서 이미 훌륭한 연구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19세기 말 무렵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광선이 세기말 물리학에서 인기 있는 주제가 되었다. X선의 우연한 발견 함께, 전에 보이지 않던 모든 우주가 갑자기 완전히 예상하지 못한 이상한 모습으로 열리자 자기만족에 빠져 있던 물리학자들에 대한 지지가 중단되었다.
통계역학, 운동론, 뉴턴식 결정론, 원자와 그 비슷한 것의 존재에 대한 논쟁들이 있었지만 19세기 말 무렵의 물리학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거의 끝나가는 것으로 보였다. 1890년대 케임브리지 대학의 캐번디시 연구소 소장이던 톰슨에 따르면, 그 세대의 많은 예비 물리학자들은 물리학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 해볼 만한 것일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그들은 물리학이 모두 끝나버리면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불안했다. 마찬가지로 1880년대 독일에서 훗날 양자현상의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막스 플랑크는 물리학을 절대로 하지 말라는 충고를 받았다. 그의 스승에 따르면 그 주제는 거의 끝났으며 먼지투성이가 될 것이었다.
X선의 발견은 그런 자만심을 폭발시켰다. X선은 단지 과학 잡지에 실리게 될 점차 늘어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한 광선 무리 중 하나였다. 페랭의 흥미는 이미 음극선으로 옮겨가 있었다. 음극선은 음전하를 가진 ‘음극’에서 방출되었으며 화면에 충돌할 때 밝은 빛을 내기 때문에 검출할 수 있었다. 음극선은 1870년대에 최초로 발견되었지만 그 후 20년 동안 여전히 의문거리였다. 1895년에 페랭의 실험은 음극선이 전압을 걸어주면 경로가 바뀔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를 밝혀주었다. 이 덕에 음극선은 최초의 텔레비전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페랭은 또한 광선이 어떤 전압을 통과할 때 광선에 준 에너지를 측정하여 관성의 음전하 값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광선이 실제로 입자들의 흐름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전하를 측정하면 음극선이 실제로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페랭은 곧 실험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빨리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해협 반대편에 있는 캐빈디시 연구소에서도 톰슨이 음극선에 대해 실험을 하고 있었다. 톰슨도 페랭과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전압을 통해 광선을 가속하는 실험을 설계했다. 그는 입자의 전하 대 질량의 비를 측정하여 음극선 입자가 수소 원자보다 질량이 거의 2000배나 작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입자였으며 원자의 작은 성분이었다. 톰슨은 그것을 ‘전자’라고 이름 붙였다. 이 발견으로 톰슨은 노벨상을 받았다. 페랭은 막판에 톰슨에게 분패했다.
톰슨과 그의 뉴질랜드 출신 제자인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페랭의 ‘파리 모임’에 초청 멤버로 속해 있었다. 그 모임은 대부분 이미 ‘원자론자’로 알려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1901년에 페랭은 중심 핵 주위를 행성형 전자들이 도는 원자 모형 그림을 제안했다. 나중에 러더퍼드와 덴마크 출신 물리학자인 닐 보어가 이런 모형을 재발명하여 원자 내부의 실제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중간세계에 대해서는 페랭이 랑주뱅과 밀접하게 교류한 것이 아마도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된 듯하다. 소르본 대학에서 화학을 배우는 동안 페랭은 1903년 이후로 중간세계 입자의 서스펜션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랑주뱅을 통해서 중간세계 운동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분석을 접하고 직접적인 비교 실험의 가능성을 귀 뜸 받게 되었다.
페랭은 1907년경부터 시작하여 중간세계에 대한 결정적인 실험들을 5년 이상 연속적으로 진행했으며 관찰과 자료 수집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남아 있는 수많은 사이비 원자론자들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페랭의 연구는 확고했다. 그는 소위 ‘원자를 증명한 사람’으로 불리게 되었고 결국 노벨상을 받았다.


완전한 고무공

1907년에도 여전히 상을 꿈꾸는 것은 시기상조였다. 페랭은 모든 신중한 실험들을 하기 전에 이상적인 중간세계 거주자를 찾아야 했다. 그는 간단하고 가장 완전한 브라운 입자가 필요했다.
여기서 의문 하나! 페랭이 브라운 운동을 연구하고자 했다면 왜 간단하게 브라운을 따라서 꽃가루 입자를 모아 실험하지 않았을까?
무엇이든 증명하려면 페랭은 실제로 어떤 값을 측정해서 그것을 직접 아인슈타인의 식과 비교해야 했다. 페랭의 입자들은 이론의 엄격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했다. 그것은 만만찮은 일이었으며 꽃가루 입자는 그 일에 맞지 않았다.
첫째로 입자들은 스스로 행동해야 했다. 그것들은 서로 끌어당기거나 반발하지 않아야 했고 현미경 슬라이드 벽에 우연히 라도 달라붙지 않아야 했다. 그런 효과들이 입자들의 운동 방법을 상당히 변화시킬 수 있었다. 입자들이 전하를 가진 물에 잠겨 있기 때문에 입자들 사이의 전하 반발 같은 장거리 힘을 피하기는 쉽지 않았다.
둘째로 입자들은 가능한 한 구형이어야 했다. 꽃가루 입자는 흔히 작은 원통형이거나 관형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는 완전한 구형이 필요했다. 그 경우에만 계산이 수월하기 때문이었다.
셋째로 밀도 문제가 있었다. 페랭이 브라운 운동을 측정하기도 전에 입자들이 바로 바닥에 가라앉거나 떠오르지 않도록 물의 밀도와 아주 비슷한 밀도가 필요했다.
이런 세 가지 어려운 요구 사항을 해결한 후에도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었다. 바로 크기다. 크기가 클수록 입자는 주위 액체 원자들에 밀리는 데 저항을 할 것이고 운동도 더 느릴 것이다. 춤은 살사보다는 왈츠가 될 것이다. 너무 큰 입자는 너무 느린 브라운 운동을 해서 실험으로 자료를 얻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이다.
반면에 입자가 너무 작으면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신뢰할 만하게 추적할 수 없을 것이다. 페랭은 성공하려면 정밀하고 좁은 크기 범위에 들어맞는 입자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어려운 것이 남아 있었다. 그는 모든 입자가 될 수 있는 대로 크기가 같은 입자 시료가 필요했다. 입자들이 춤추는 속도가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면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예측한대로 크기가 다른 시료의 입자들은 모두 다른 속도로 춤을 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자료는 그에 따라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브라운 운동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모양과 크기, 밀도, 점도를 갖춘 모범적이고 균일한 입자가 필요했다.
이론이 요구하는 조건은 엄격했지만 페랭은 그 요구에 거의 들어맞는 물질을 찾아냈다. 그것은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등황이라는 수지였다. 그 수지를 물과 섞으면 적당한 밀도의 작은 공들이 생긴다. 이것은 장기간의 실험 동안 안정하며 상호작용이 간단하며 이론적 조건을 만족할 수 있었다. 페랭은 입자가 만들어지는 조건을 조절하여, 가장 좋은 자료를 얻어 내는 데 필요한 비교적 일정한 크기의 입자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크기를 조절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페랭이 매우 조심을 했지만 등황 구들은 항상 필요한 크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졌다. 페랭은 어떻게든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것들을 제거하려고 도전했다.
페랭은 지름이 1000분의 1밀리미터 정도인 입자가 필요했다. 이것은 1세제곱센티미터의 서스펜션 속에도 수조 개의 입자들이 포함될 수 있는 크기다. 따라서 가장 적당한 입자를 하나씩 고르는 것은 애당초 가망 없는 생각이었다. 심지어 과학사에서 가장 착취를 당한 박사과정의 대학원생도 그런 임무는 떠맡지 않았다.
대신에 페랭은 억센 힘을 이용했다. 그는 모든 다른 크기들이 섞인 ‘원재료’등황 입자들을 원심분리기에 넣었다. 원심분리기는 그 내용물을 매우 빠르게 원운동시킴으로써 원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커다란 힘을 만든다. 이것은 유럽의 축제에서 볼 수 있는 ‘죽음의 벽’이라는 오래된 쇼의 원리다. 죽음의 벽은 거대한 수직 원통의 안쪽 벽을 오토바이가 타고 달리는 소인데, 중력 때문에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떨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오토바이는 달리면서 벽에 붙어 있을 수 있다.
페랭의 입자들은 원심분리기 안에서 회전을 하면서 바깥쪽으로 힘을 받았다. 입자들이 바깥쪽으로 이동하는 속도는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큰 것은 작은 것보다 바쪽으로 더 르게 이동한다. 따라서 일정한 시간 동안 원심분리를 하고 나면 시료관의 바닥에는 대부분 큰 입자들이 모이고 위쪽에는 작은 것이 보인다. 이런 원심분리기를 여러 번 반복하여 페랭은 입자들을 여러 크기로 분리했다.
그것은 수고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0.5킬로그램의 서스펜션으로부터 이용할 만한 입자를 3~그램 얻었다. 마침내 그는 중간세계를 측정할 준비가 되었다.


중간세계의 대기

페랭은 앙리가 한 것과 같은 종류의 실험으로 시작했다. 춤추는 입자들을 하나씩 추적해서 그들이 얼마나 멀리 이동하는지를 측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실험은 너무나 어려워서 앙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믿을 만한 자료를 얻을 수 없었다. 페랭은 방침을 바꾸었다.
그는 대신에 중력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볼츠만의 운동론에 관한 초기의 통계학 연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아인슈타인의 원래 분석 중 일부는 입자 서스펜션이 중력에 의해서 아래쪽으로 힘을 받으면 어떻게 보일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볼츠만은 물론 중간세계의 입자가 아니라 운동론의 원자에 대해 생각했다. 볼츠만의 통계학은 기체에서 중력을 받으면 위로 올라갈수록 수가 적어지리라 예측했다. 적은 수의 원자만이 중력에 저항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상층부에 머무를 수 있다.
이것은 정확하게 지구의 대기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에베레스트 산에 올라가면 공기가 점점 희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고도에 따라서 생기는 이 점차적인 시체 원자의 엷어짐이 액체 서스펜션의 큰 입자들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내포했다. 아인슈타인은 큰 입자가 결국 거대 원자처럼 행동할 것으로 가정했다.
물론 페랭의 등황 입자 서스펜션도 지구의 다른 모든 것처럼 중력을 받았다. 페랭은 그렇다면 현미경을 보고서 서스펜션에서 각 높이에 얼마나 많은 입자가 있는지 그 수를 세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페랭은 1908년에 <과학아카데미 화학지>에 발표된 첫 논문에서 그 예측을 확인했다. 페랭이 현미경으로 관측한 결과, 시료 바닥에서 높이가 더 높아질수록 입자의 수가 점점 적어졌다. 페랭의 측정은 아인슈타인의 예측과 수치상으로 완전히 일치했다.
이것은 앙리가 시도했던, 입자들이 이동한 거리를 측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 실험이었다. 각 높이에서 입자들을 세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페랭은 확실하게 하려고 여전히 많은 계측과 많은 실험들을 해야 했다. 그것이 통계학의 본성이었다. 그러한 노력이 필요하긴 했지만, 페랭 자신의 말을 빌리자면, 그의 결과는 마침내 ‘분자 세계를 더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중간세계에서 나온 마법의 수

페랭과 그의 소르본 대학 대학원생들은 현미경에 대한 경험을 얻자 자료를 수집하는 중대한 임무에서 점점 진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중간세계 대기의 통계학을 될 수 있는 대로 정확하게 고정하려고 수만 개의 입자를 세었다. 심지어 입자 운동을 추적하고 츠거�榜� 것도 터득했다. 페랭은 영화 필름을 이용하는 대신에 현미경의 영상을 벽에 투사했는데 입자의 크기가 아주 커서 실험자가 ‘실제로’ 추적하고 기록할 수 있었다. 페랭의 결과는 아리의 것보다도 아인슈타인의 이론과 훨씬 더 잘 일치함을 보여주어 용기를 복돋워 주었다.
페랭은 아인슈타인과 일치하는 것이 다른 물질의 서스펜션에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유향 같은 물질을 가지고도 실험을 했다. 그는 입자 크기를 측정하는 세 가지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그것은 이론을 정밀하게 비교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식이었다. 페랭의 대학원생 중 한 명인 르네 콩스탕탱은 서스펜션의 일정한 영역에서 모든 입자들의 브라운 운동이 결합된 결과로서 시간에 따라서 입자 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측정했다. 콩스탕탱의 결과는 스몰루코프스키의 예측과 들어맞았다. 그 자료들은 심지어 매우 확고한 원자론 반대자까지도 더 이상 무시해 넘길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그리고 페랭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원자의 실체를 지지하는 다른 과학자들이 주장한 틀에 맞추기 시작하며 최후의 확실한 증명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아보가드로수’를 측저�榜� 것이었다.
방사선이나 복사선처럼 변화하는 현상에 대한 다른 원자론자들의 이론과 페랭의 모든 실험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줄은 아보가드로수였다. 이탈리아의 화학자인 아메데오 아보가드로의 이름을 딴 이 보편적 수는 일정한 부피에 들어 있는 원자나 분자의 수를 나타낸다. 19세기 초에 아보가드로는 물질이 별개의 작고 많은 입자들로 이루어졌다면 일정한 부피의 모든 단순한 기체들은 기체의 화학적 성질에 상관없이 같은 수의 입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처음에는 거의 무시당했지만 이어지는 화학과 운동론의 발전으로 ‘아보가드로수’가 전면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수는 셀 수 있는 수는 아니다. 대충 이야기하더라도 놀랄 만큼 큰 수로, 1조의 1000억 배다(원자는 작아서 보통의 적당한 부피의 기체에는 매우 많은 원자가 들어 있다). 아인슈타인과 페랭은 브라운 입자의 통계학을 통해서 이 수를 측정하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페랭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중간세계 실험에서 다섯 가지의 개별적인 아보가드로수 측정값을 얻었다. 이 측정값들은 모두 잘 일치했다. 모든 경우에서 그는 1조의 6000억 배의 값을 얻었다. 다음에 그는 실험값들을 완전히 다른 실험에서 얻을 값들과 비교했다. 이것들은 기체에 의한 빛의 회절에서 얻은 것으로부터 푸른 하늘을 만드는 빛의 산란, ‘완전 흑체’에 의한 에너지 발산, 미세 티끌의 전하, 방사능(옛 친구인 퀴리의 영역)에서 얻은 것까지 다양했다.
이런 모든 현상들은 6x10²³에서 7x10²³에 이르는 비슷한 아보가드로수를 나타내었다.
브라운 운동에서 빛이나 방사능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광범위한 다른 실험 분야에서 얻어진 것들이 이렇게 일치하는 것은 볼츠만과 아인슈타인의 운동-통계 이론이 올��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믿을 만한 증거였다.
1912년에 페랭은 원자의 실체 주장을 요약하는 책을 출간했다. 《원자》는 첫해에 30000부가 팔렸고 그 후로도 판매가 줄어들지 않았다. 레우키포스, 데모크리토스, 에피쿠로스, 루크레티우스에서 뉴턴, 맥스웰, 볼츠만,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2000년 이상의 숙고와 논쟁 끝에 원자는 실체가 되었다. 그리고 페랭이 그것을 무시되어왔던 중간세계에서 증명했다.
페랭이 실험을 한 시기는 브라운이 최초로 달맞이꽃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1827년 여름으로부터 80년이 조금 지난 때였다. 브라운의 실험으로부터 막 한 세기가 된 1926년에 페랭은 브라운 운동에 관한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