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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기름 Olive oil  

유지 종류
- 대두유(콩기름), 옥배유(옥수수)
- 올리브유
- 팜유, 팜올레인유,  야자유
- 생크림, 버터
- 피마자유

지방에 대한 오해
- 올리브 듬뿍 크레타 장수식단


 

올리브는 기원전 3,000∼2,000년에 시리아, 메소포타미아,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중동 일대에서 재배 및 채유가 시작되어 그 후 아프리카 북부해안지방을 거쳐 서방의 이탈리아, 프랑스 및 이베리아지방에 전해졌고, 다른 한편에선 터키를 거쳐 그리스를 시작으로 발칸의 여러 지방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연합(EU)에서 규정된 버진 올리브 오일은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xtra Virgin 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1g 이하의 오일로 1회의 압착과정으로 추출되었기 때문에 맛과 향이 최고인 최상급 오일이다.
- 향이 진하기 때문에 익히지 않은 요리에 사용하며, 식빵에 발라서 먹는 소스(식초+간장+엑스트라버진오일), 샐러드의 드레싱용으로 쓰인다.
② 버진 올리브 오일(Virgin 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2g 이하의 오일로 1회의 압착과정으로 추출되었기 때문에 맛과 향이 좋은 오일이다.
- 맛과 향이 엑스트라버진 오일보다 못하나, 용도는 비슷하다.
③ 규란때 버진 올리브 오일(Curante Virgin 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3.3g 이하의 오일로 버진 올리브 오일보다 한 단계 등급이 낮으나, 용도는 비슷하다.
④ 람판때 버진 올리브 오일(Lampante Virgin 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3.3g 이상의 오일로 가장 순수한
버진 올리브 오일이다.
⑤ 정제된 올리브 오일(Refined 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0.5g 이하의 오일로 정제된 오일이다.
⑥ 올리브 오일(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1.5g 이하의 오일로 정제유와 버진
올리브 오일이 혼합된 오일이다.
⑦ 미정제 찌꺼기 올리브 오일(Crude Pomace Olive Oil)
- 정제가 안된 찌꺼기 오일이며, 식용이 안 된다.
⑧ 올리브 찌꺼기 정제 오일(Refined Pomace 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0.5g 이하의 오일로 올리브 찌꺼
기를 정제한 오일이다. 식용이 안 된다.
⑨ 올리브 찌꺼기 올리브 오일(Pomace Olive Oil)
- 유리 지방산(Oleic Acid 등) 함량이 100g당 1.5g 이하의 오일로 스톤 오일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정제한 오일이며, 식용이 된다.


정재훈 약사 : 식용유가 풍요로운 시대  

2015년 10월 14일 text 정재훈 — edit 권민지— photograph 심윤석

옥수수유와 콩기름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는 카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간의 경쟁이다. 사실 ‘경쟁’이란 말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식물이 사람에게 지방을 나눠주려고 애쓰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생물체에게 지방은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비축하는 방법이다. 포도씨유는 포도 씨가, 카놀라유는 유채 씨앗이 발아하는데 필요한 영양을 담고 있다. 유채 씨앗의 입장에서 자신의 발아와 생장을 위한 지방을 동물에게 빼앗기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다. 그래서 자연 그대로의 유채 씨앗에는 십자화과 특유의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라는 쓴맛 화합물과 에루크산(Erucic Acid)이라는 방어 장치가 있다. 에루크산은 유채 씨앗 특유의 지방산으로, 많이 먹으면 동물의 심장 근육에 해를 줄 수 있는 성분이다. 하지만 육종과 작물화를 통해 식물의 독성을 줄이는 법을 배워온 인간에게 이런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1960년대 캐나다의 농학자들은 유채 종자를 개량해 에루크산과 쓴맛 화합물의 함량을 최소화한 신품종을 만들어냈다. 이 새로운 품종의 유채 씨앗에서 짜낸 기름이 카놀라유다. 말 그대로 캐나다에서 개발한 기름이란 뜻이다(캐나다Canada의 앞 세 글자와 Oil의 변형인 Ola를 합친말).

포도씨유, 카놀라유, 옥수수유, 콩기름은 모두 씨앗을 짜서 얻는 기름이다. 반면 올리브유는 과육을 짜서 얻는 기름이다. 과일은 그 속에 품고 있는 씨와 다르다. 과일의 존재 이유는 먹히는 것이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로서는 동물이 과일을 먹고 그 씨를 멀리 떨어진 곳에 운반해주어야 자손을 여기저기에 퍼뜨릴 수 있다. 잘 익은 과일이 달콤한 맛과 향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데는 나름의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올리브는 뭐란 말인가? 사람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올리브는 과일이지만 쓴맛을 내는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 때문에 그대로 먹을 수 없으며 당분보다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질문의 답을 알려면 새가 되어보아야 한다. 올리브는 새들을 위한 과일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에게 올리브의 지방은 장시간 에너지를 공급하면서도 가벼운 최적의 연료다. 동일한 열량을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로 비축하려면 적어도 두 배 이상 무거워진다. 열매를 통째로 삼키는 새들에게는 올리브 과육의 쓴맛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사람에게는 문제가 된다. 마트에서 생올리브를 찾을 수 없는 건 이 때문이다). 올리브는 나무가 새를 유혹하기 위해 만든 과일이다. 쓴맛의 폴리페놀은 새가 아닌 다른 동물을 쫓아내기 위한 방어 장치다. 물론 그렇다고 물러선다면 인간이 아니다. 고대인들은 올리브를 물에 담그고 발효시켜서 쓴맛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고, 기름을 짜서 올리브의 맛과 영양을 취하는 가공법을 발명해냈다. 상당량의 쓴맛 성분이 수분과 유분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제거되므로 갓 짜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과하게 쓰지 않다. 다양한 향기 물질들과 특유의 풀 냄새를 내는 지방산 조각들이 독특한 풍미와 아름다운 색깔을 빚어낸다. 올리브유 맛은 재료 본연의 맛 또는 자연의 맛과는 거리가 멀다. 잘 볶은 커피의 맛과 향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풍미는 적절한 가공을 거친 맛이다(새가 아닌 이상 자연 그대로의 올리브를 즐길 수는 없다). 통념과 달리, 올리브유는 튀김 요리에도 적합하다. 2014년 튀니지의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190°C에서 딥 프라잉(Deep Frying)을 반복했을 때 올리브유가 콩기름, 옥수수유, 해바라기유보다 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영국 BBC의 의학 프로그램 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8종의 기름을 주어 가정에서 요리에 사용하고 남은 기름을 대학 연구소로 보내 분석한 것이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기름이 고온으로 가열될 때 생겨나는 유해 알데히드는 해바라기유와 옥수수유에서 제일 많이 검출되어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의 20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반대로 유채유, 버터, 거위기름과 올리브유에서는 이들 성분이 매우 적게 나타났다. 카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에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포화와 불포화는 지방산 탄소 사슬의 이중 결합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중 결합이 많을수록 불안정하다. 실험 결과에서 보여주듯 해바라기유와 옥수수유가 고온에 약한 이유는 다중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포화지방산이나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올리브유와 유채유는 상대적으로 고온에 더 안정하다. 실험을 진행한 마틴 그루트펠 드 교수는 해바라기유와 옥수수유도 고열을 가하지 않는 한 안전하지만 튀김이나 가열 조리에는 올리브유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일반 가정에서 튀김용 기름으로 쓰기란 쉽지 않다. 특유의 맛과 향이 음식에 배는 것도 문제겠지만 무엇보다 튀김이라는 조리법이 내포하고 있는 사치스러움 때문이다. 단언컨대 튀김은 가장 럭셔리한 음식이다. 집에서 이처럼 재료를 과감하게 낭비하는 조리법은 찾기 어렵다. 조리 과정에서 상당량의 기름이 재료로 흡수되지만, 몇 번의 딥 프라잉 뒤에는 폐식용유가 남기 마련이다. 결국 원래 팬에 부은 기름의 절반 이상을 버려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떤 기름이든 재료를 넣고 가열하는 과정에서 지방 분자들의 모양이 변하고, 고온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들로 말미암아 유해 물질이 생겨난다. 필터링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도 여러 번 튀김에 사용되고 나면 처음의 신선함을 잃어버린다. 눈에 보이는 찌꺼기를 걸러낸다 할지라도 같은 기름을 계속 반복해 사용할 수 없다. 오래된 기름은 재료에 더 쉽게 스며들어 눅눅한 튀김을 만든다. 기름이 가열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산화물로 인해 혼탁해지고 오염된 식용유는 결국 버려야 한다. 2008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식용유 소비량은 55만5000톤이며, 폐식용유 발생량은 27만톤으로 추산된다. 절반을 쓰고, 절반을 버린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다른 어떤 식재료와도 비교 불가다. 올리브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옥수수유, 콩기름 중 어느 것을 구입하든, 그 용도가 튀김이라면 절반은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다행히 요즘은 폐유를 수거해 바이오디젤Bio-Diesel을 만드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튀김은 프라이팬이라는 기본 도구와 질 좋은 지방이라는 식재료를 전제 조건으로 한다. 남중국과 일부 동남 아시아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다른 지역 전통요리법에는 튀김이 없다.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도 흔하지만, 사실 튀김은 ‘특별한 축제 때나 먹던 음식’이었다. 가까이 조선시대로만 돌아가봐도 그렇다. 번철이나 솥뚜껑에 기름을 두르고 지진 부침이 명절 상에 오르긴 했지만 기름에 익힌 음식이라곤 그게 전부였다. 프라이 팬도 없고, 기름도 모자랐던 시절에 튀김을 상상할 수는 없었다. 딥 프라잉은 로컬푸드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주는 조리법이다. 종자를 수입해 국내 공장에서 짠 것이든, 식용유 자체를 수입한 것이든, 절반을 버려야 하는 조리법의 특성상 값싼 기름은 튀김의 필수 조건이다. 지역에서 재배한 식재료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지역 재료에만 집착한다면 튀김은 불가능하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볶지 않은 국산 참깨를 냉압착해서 정제한 참기름은 필터링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만큼 발연 점이 높아 230°C가 되어야 타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170~180°C에서 딥 프라잉을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러기에 참기름은 너무 고가의 지방이다. 국산 참깨로 짜낸 참기름은 마트에서 판매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보다 4~5배 더 비싸다. 이런 참기름에 튀긴다면 치킨조차도 호사스러운 음식이 될 것이다.

요즘은 맘만 먹으면 매일 튀김을 먹을 수 있다. 가만히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이 하늘을 나는 새보다 더 많은 양의 지방을 먹으니 비만은 필연적이다. 그래도 튀김의 호사를 누리는 것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과학자들은 연구에 열심이다. 재료에 기름 흡수를 줄이면서 바삭한 식감을 내는 구조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복잡한 물리, 화학 이론을 응용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체내로 흡수되지 않는 지방 대체물을 개발한다. 하지만 결국 근본적 문제는 우리가 날마다 축제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명절 연휴의 끝자락이면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축제는 가끔 한 번씩 있어야 즐겁다. 그래도 식욕을 조절하기 힘들다면 기억하시라. 먹기만 해서는 하늘을 날 수 없다.

 
Unfiltered oilve oil

문정훈 교수 : 제 3화 '올리브나무와 대화하다'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노는 법을 찾아서』

올리브 농장으로 가다

맛있는 이베리코 하몽을 알기 위해 돼지 농장에 들렀던 우리 서울대 푸드비즈랩 멤버들은, 오늘은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 인근 농촌 지역에 위치한 작은 올리브 농장에 방문하기로 합니다. 차를 몰고 30여분을 가니 올리브 밭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Basilippo라는 이름의 작지만 깔끔하고 예쁜 농장입니다. 이 농장에서는 올리브 나무를 기릅니다. 또 올리브를 수확해서 기름을 짜서 올리브유를 유럽의 여러 국가와 다른 대륙의 국가에 수출하는 작지만 강한 농장입니다. 아시아 지역에는 일본과 대만에 수출된다고 하네요. 이 농장에서는 농장 방문객들에게 올리브 나무와 올리브유에 대해 이해를 돕는 일종의 ‘농촌 관광' 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6차산업화된 농장이지요.

남부 유럽의 식생활에서 올리브와 올리브유는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입니다. 지중해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올리브유를 채집하였고, 또 8000년 전부터 올리브로 기름을 짜서 먹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손으로 쥐어 짰을 테고, 그 다음엔 아래 사진과 같은 맷돌과 비슷한 도구를 활용하였고, 지금은 최신 기계 설비로 기름을 짭니다.

 
<예전 맷돌 방식의 올리브유 착유기>

한국을 대표하는 기름이 깨에서 추출한 참기름과 콩에서 추출한 대두유(식용유)라고 한다면, 스페인과 이태리, 그리스와 같은 지중해 국가에선 단연 올리브유가 그들의 식탁을 대변합니다. 식탁 위의 터줏대감이죠. 빵을 먹을 때도 올리브유를 사용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올리브유에 빵을 살짝 찍어 먹기도 하지만, 올리유를 빵에 흠뻑 적셔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올리브유는 실은 기름이기도 하지면 동시에 아주 맛깔나는 향신료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조금 더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프랑스의 경우 남부 지역에서 올리브유를 먹다가 파리 인근, 즉 북쪽으로 올라가면 올리브유가 식탁에서 점점 사라지고 버터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파리에서 더 북으로 가면 식탁위에서 올리브유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벨기에만 가도 식탁 위에는 버터가 올려져 있습니다. 올리브 나무의 특성상 지중해를 벗어나면 제대로 자라기가 어렵습니다. 벨기에서 시험적으로 올리브 나무를 재배해 보았다고 하는데, 수확된 올리브 열매의 품질이 형편 없었다고 합니다. 스페인은 전 세계 올리브 생산량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의 나라이지요. 스페인에서 빵 먹을 때 버터 달라고 하면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볼 수 있습니다.

올리브 나무와 이야기하다

6월의 올리브 농장엔 푸릇푸릇함이 뒤덮고 있습니다. 이 농장에선 주로 아르베퀴나(Arbequina)라는 품종의 올리브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제 알이 막 영글고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올리브 나무와 이야기한다’는 표현은 올리브 나무를 돌보고 기른다는 뜻입니다. 농장에서는 9개월 간의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영글어진 올리브를 수확하여 마치 주스를 만들 듯 착즙하여 올리브유를 뽑아냅니다. 올리브유는 와인처럼 테루아, 즉 지형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아서 품종별 맛 차이뿐만 아니라, 테루아별 맛의 차이도 분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와인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와인은 숙성할수록 맛이 좋아지지만, 올리브유는 신선할 때 먹는 것이 제일 좋다는 점입니다. 빛, 열, 산소가 올리브유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따라서 올리브유는 어둡고 시원한 곳에 보관하면서 가능한 빨리 소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6월의 올리브 열매. 이제 막 영글기 시작한다>




농장의 2세 경영주와 함께 농장을 돌면서 올리브 나무들을 구경하고, 흙의 냄새도 맡으며 올리브 나무와 열매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함께 농장 안으로 들어 와서 이 농장에서 갓 추출한 올리브유를 함께 먹어 보았습니다. 이 농장에서 생산한 신선한 엑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잔디 냄새와 함께 풋사과, 파란 토마토의 향이 납니다. 이를 한 스푼 크게 떠서 꿀꺽 삼켰더니 목이 칼칼하고 끝맛이 맵습니다. 올리브유에서 이런 향이 나다니! 올리브유는 단지 식용 기름이 아닌 향신료에 가까운 식재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복잡한 향은 올리브 품종, 테루아, 수확시기 등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좋은 올리브유를 골라보자 1: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등급을 고르자
이번 방문에서 우리가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좋은 올리브유를 고르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먼저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이라는 표현이 붙어 있는 올리브유를 고르세요. 흔히들 '엑스트라 버진' 등급은 올리브를 갓 수확하여 바로 짜낸 기름을 의미하고, 그걸 다시 한번 열을 가하거나 하여 짜내거나 한 것을 버진, 그리고 또 한번 더 가공한 것을 일반 올리브유라고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실제는 조금 다릅니다. 아무리 갓 짜낸 기름이라고 해도 올리브 열매 자체의 품질인 나쁘거나 생산 과정에서 문제(오염, 열, 산화 등)가 발생하여 약간의 결함이라도 생기면 버진 등급으로 떨어집니다, 더 심한 결함이 있으면 버진 등급도 못붙이게 되지요.그런데 문제는 엑스트라 버진이라고 표시되어 판매되는 것들도 품질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입니다. 자 그래서 엑스트라 버진 중에서도 좀 더 괜찮은 것을 골라 보는 방법을 함께 살펴 봅시다.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올리브유>

좋은 올리브유를 골라보자 2: 지리적표시제 마크를 확인하자
올리브유를 고를 땐 먼저 엑스트라 버진을 고르고, 여기서 더 좋은 품질의 것을 원한다면, 아래 그림에 있는 '지리적표시제'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을 고르면 됩니다. 이 마크는 EU가 보증하는 인증 마크인데, 그 중 가장 상위의 것이 저 빨간색 마크 PDO (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인증입니다. 농산물과 식품에 부여되는 인증 마크인데요. 이 인증 마크를 받기 위해서는 식품의 품질이나 특징이 생산된 지역의 기후, 역사, 토양에 본질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원재료의 생산 및 가공 등의 전과정이 전적으로 그 지역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만 이 PDO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좀 어렵죠? 간단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PDO마크가 붙어 있는 올리브유는 예로부터 올리브로 유명했던 지역에서 재배한 올리브로 전통의 검증된 방법으로 제대로 올리브유를 만들어서 그 품질이 충분히 차별화되어 있는 올리브유라는 것을 EU가 증명한다는 거죠. 파란색 마크는 PGI마크로 빨간색 PDO 마크보다 하나 아래 등급입니다.

   



좋은 올리브유를 골라보자 3: 게다가 조기 수확(Early Harvest)이면 진짜 최고급
엑스트라 버진으로 지리적표시제 마크를 달고 있다면 이미 충분히 좋은 품질의 올리브유입니다. 선물로도 충분하죠. 하지만 더욱 특별한 것을 찾고 싶다면 조기 수확한 올리브로 착유한 올리브유를 구입하세요. 라벨에 조기 수확(Early harvest) 올리브로 착유했다는 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구하는 게 그리 쉽지는 않을 겁니다. 조기 수확 올리브(초록색 및 노란색)로 착즙하여 올리브유를 만들 경우 산도가 낮고 폴리페놀 함량이 가장 높은데 반해 수율이 낮습니다. 올리브유 1키로를 뽑아 내기 위해 올리브를 무려 12키로 정도 투입해야 합니다. 일반 수확 (갈색 및 보라색)일 경우는 산도가 조금 올라 가고 폴리페놀 함량이 조금 낮아 집니다. 대신 수율이 올라가죠. 8키로 투입하면 올리브유 1키로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늦은 수확 올리브 (보라색 및 검정색)로 할 경우 수율이 가장 좋아서 5키로로 올리브유 1키로를 뽑을 수 있습니다. 영양으로는 가장 떨어집니다. 자, 이러니 조기 수확한 올리브로 착유한 올리브유가 당연히 가장 비쌀 수 밖에 없겠죠?

 

[출처]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노는 법을 찾아서

(3) 올리브 나무와 이야기하다|작성자 foodbiz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