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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 후각 , Flavor

취향 : 보편적, 문화적, 개인적

후각의 생리적 특징
- 후각 피로현상
- 역치 : 감각의 한계, 훈련에 의한 분별력 향상
- 후각 : 나이에 따른 후각의 변화
- 후각 : 남녀간 차이
- 후각 : 개인, 인종간 취향의 차이
- 후각 장애

적합성의 냄새
마사 매클린톡에게 인간 페로몬 연구를 둘러싼 논쟁이 왜 그렇게 끊이지 않는지 묻자, 그녀는 몇 가지 추측을 내놓았다.  “페로몬의 상업적인 이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지요. 보통 사람들이 그런 우려와 실제 데이터를 분리해서 생각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또 성적인 행위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든가 배우자를 선택하는 행위가 냄새라는 지극히 원초적인 어떤 것에 좌우된다면, 그건 좀 두려운 일이죠. 섹스라든가 사랑에 관한 한, 사람들은 자신이 그것들을 제어한다고 믿고 싶어 하거든요.”
다른 많은 인간 페로몬 연구자들처럼 매클린톡도 페로몬의 ‘동물 모델’이 지나치게 크게 부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페로몬이 행동에 반사적인 변화를 일으키거나 장기적인 생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기준점은 인간에게 있어서나 동물에게 있어서나 매우 한정적이라고 주장한다. 페로몬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반사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부차적인 효과를 갖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미묘한 효과는 인간에게서(자기 분석의 경험을 전달하는 인간의 능력에 기초해서) 더 잘 관찰될 수도 있지만, 동물들 역시 보다 미묘한 방식으로 페로몬의 영향을 받는다.
매클린톡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에 의해 수정된 페로몬의 정의에는 방출페로몬과 기둥페로몬 외에 두 가지 유형의 페로몬이 더 들어 있다. 신호수 페로몬(signaler pheromone: 곤충 페로몬 논문에서 빌려온 이름이다)은 발신자의 성별, 혈연관계, 생식 능력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조절자 페로몬(modulator pheromone)은 수신자의 기분과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확장된 정의를 바탕으로 해석하면, 이 장과 앞 장에서 논의한 몇몇 현상들은 페로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여기에는 앞에서 언급한 공포를 유발하는 냄새의 영향뿐만 아니라 냄새를 통해 혈연을 식별하는 능력까지 포함된다.
사람의 기분, 선호 경향, 행위, 뇌 등 신호수페로몬과 조절자페로몬의 통제 아래 있을 수 있는 후각의 영향은 많다. 주조직적 복합체(MHC)가 사람의 냄새지문, 즉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게 하고, 그들과 서로 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냄새를 결정하는 유전자 집합으로 보인다고 했던 내용을 떠올려보자. MHC는 또한 우리 몸의 병원체를 식별하는 데 필요한 암호를 가진 면역 체계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능을 한다. 이 암호가 방대할수록 더 건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역력이 더 강하다). 한 사람이 이 암호를 얼마나 방대하게 갖느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MHC이질성에 의존한다. 따라서 부모 사이에 MHC 암호의 이질성이 클수록 그 사람의 MHC 암호는 더 방대해지고, 면역력은 더 커진다. 즉, MHC가 이질적인 부모가 일반적으로 더 건강한 자손을 낳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 MHC 이질성이 큰 남녀가 짝을 이루는 것이 자연의 섭리에 맞는 일일 것이다. 자연은 냄새를 통해 이 섭리가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생쥐, 새, 물고기, 도마뱀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자신과 이질적인 MHC 암호를 가진 이성을 짝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동물들은 냄새로써 그 이질성을 판별한다.
인간은 어떨까? 우리도 부분적으로나마 이성의 MHC 냄새에 근거해서 배우자를 선택할까? 그렇다는 증거가 있다. 여러 장의 티셔츠 실험을 통해 남자나 여자나 자신의 MHC와는 다른 MHC를 가진 이성의 냄새에 더 마음이 끌린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혼한 부부들은 대개 확률적인 예측보다 훨씬 큰 MHC 이질성을 보인다는 증거도 있다(하지만 이 증거는 항상 재현 가능한 것은 아니다). 흥미로운 것은, 여성의 MHC 적합성에 대한 민감도가 경구용 피임약을 사용할 경우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MHC를 가진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판단한다. 이런 점은 결혼한 부부들이 갈등을 겪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여성의 경우, 성적 행위와 성적 환상이 MHC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증거가 최근 들어 제시되고 있다. 데이트 중인 연인들의 설문 응답과 MHC분석(타액을 이용한)을 바탕으로, 연인인 두 사람의 MHC가 얼마나 유사하냐에 따라 여성의 응답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커플인 남성과 MHC가 비슷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커플의 여성에 비해, (1)자신의 파트너에 대한 성적인 반응성이 떨어진다. (2)다른 남성과 관계를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 (3)자신의 파트너가 아닌 다른 남성에게 마음이 끌릴 확률이 높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경향은 여성의 월경 주기 중에서 가임기에 더 커진다. 한편 남성의 반응은 MHC의 유사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가 남성의 후각 능력이 여성에 비해 덜 예민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남성에게 다른 결함이 있기 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 연구에서 후각적 선호도에 대한 직접적인 실험은 없었지만, 여성의 성사회적 행동이 MHC 유사성에 의존하는 데에는 냄새가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가정은 일리가 있다. 무엇보다도 MHC는 다른 동물에서도 냄새를 매개체로 전달된다고 알려져 있고, 인간에게 있어서는 냄새의 선호 경향을 예측하게 해준다. 자신과 비슷한 MHC를 가진 남성과 연인 사이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서 월경 주기 중 가임기에 성사회적으로 훨씬 산만하다는 사실 또한 이 페로몬이 후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앞으로 다루겠지만, 냄새에 대한 여성의 선호 경향은 가임기 동안 놀라울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역겨운 냄새가 상대에 따라 향기가 되기도  

2007.09.17 15:32 황운하 기자 (newuna@kormedi.com)

나에게 역겨운 박 대리의 겨드랑이 암내가 미스 김에겐 향수처럼 느껴진다?
같은 땀냄새라도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냄새로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와 록펠러대 공동 연구진은 특정 유전자와 남성 호르몬이 분비하는 화학물이 만나 일으키는 반응의 차이 때문에 사람에 따라 땀냄새를 오줌 냄새처럼 느끼거나 바닐라 향같이 느낄 수 있으며 전혀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네이처지 16일자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파괴될 때 많이 생성되는 화학물질인 ‘안드로스테론’과 냄새 수용체 유전자 ‘OR7D4’에 주목했다. 안드로스테논은 땀 속에 포함돼 있으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농축된 상태로 존재한다. 연구진은 우선 코가 냄새와 화학물을 감지하기 위해 이용하는 400여 가지 냄새 수용체 유전자를 검사하고 그 중 ‘OR7D4’ 유전자가 안드로스테론에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어 'OR7D4'의 변화가 남성 땀 속에 있는 안드로스테논 냄새를 받아들이는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400명을 대상으로 혈액 샘플을 채취한 후 DNA를 서열화했다. 그 결과 사람마다 냄새에 대해 느끼는 반응이 틀린 것은 'OR7D4'의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안드로스테논과 OR7D4가 만나면 OR7D4에 작은 유전적인 변화가 일어나며 이로 인해 땀냄새 등 타인의 냄새를 고약하거나 달콤한 냄새로 지각하는가 하면 전혀 못 느끼기도 한다는 것. 이번 연구를 이끈 마츠나미 박사는 “사람의 냄새 수용체 유전자가 냄새 맡는 결과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라며 “OR7D4의 변화가 사람의 감정과 호르몬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일부 증거가 확인됐다. 추가 연구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이 사람의 사회적, 성적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후각 유전자 활성화 정도 달라
There are large within-species and between-species variations in sweet tasteperception in mammals. While many compounds that taste sweet to humansare palatable to other species, such as rodents and nonhuman primates, evenamong closely related species, there are large differences in sweet tasteperception. For instance, Old World simians can taste aspartame but prosim-ians and New World simians cannot. The reason for these differences amongprimates could be due to the sequence polymorphisms in receptors. Sequen-cing of TAS1R2 and TAS1R3 genes has shown that there are some variant sitesin nonhuman primates associated with aspartame sensitivity (Li & Reed,unpublished data). In mice, the TAS1R3 gene is responsible for the
Sac locusand influences the intake and preference for sweet substances. This gene isallelic in mice. Several groups have identified a missense mutation (I60T) inthe mouse, which is the most likely mutation accounting for the phenotypicdifferences  . Thecomparable sequence in the human genome TAS1R3
has been examined tosee whether sequence polymorphisms might be associated with individualdifferences in the sensitivity for sucrose and aspartame among 30 unrelatedhuman subjects. Three missense mutations were found, one of which wascommon, occurring on 5–10% of chromosomes. Subsequent studies genotyp-ing subjects for this mutation identified 6 heterozygous subjects and 47homozygous subjects who were compared for their ratings of sweetness inten-sity and pleasantness. Aqueous solutions of sucrose (0.29M and 0.58M) andaspartame (0.0032M) were reported to be significantly more pleasant for subjects that were heterozygous for the mutant allele than for subjects homo-zygous for the wild-type alleleSurprisingly, this mutation didnot alter sweetness intensity ratings , and detection thresh-olds were not determined on these subjects. These data are significant as thefirst demonstration that such genetic variations in a taste receptor could,through altering sweet preference, also influence food preference.Previous studies show that sensitivity to the bitter compound phenylthio-carbamide (PTC) is a complex inherited trait. Reddy and Rao (1989) havedemonstrated that the variability in PTC thresholds is controlled by a major locus with incomplete dominance as well as by a multifactorial componentwith significant residual heritability. Pedigree segregation analysis supports amodel predicting two genetic loci for the inheritance of PTC taste deficiency,which extends the traditional one-locus recessive model by the addition of either another allele or another locus, and in some cases predicts two types of nontasters . The individual variations in PTC taste sensi-tivity have been associated with a gene on human chromosome 7q that encodesa member of the TAS2R bitter taste receptor family. Three coding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 (SNPs) were identified, giving rise to five haplo-types in this gene worldwide These haplotypes com-pletely account for the inheritance of the classically defined taste insensitivityand for 55–85% of the variance in PTC sensitivity. This gene has a directinfluence on PTC taste sensitivity, and sequence variants at different sitesinteract within the predicted ligand-binding domain of the encoded geneproduct

세계 각국 어디를 가도 그곳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취향이 다르다. 그만큼 냄새에 대한 선호도는 문화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도 후각의 독특한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노루발’풀이 캔디의 민트 향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미국인은 이 향을 매우 좋아한다. 반면 영국인에게는 과거에 이것이 진통제로 쓰였던 경험이 있어 별로 유쾌한 느낌을 주는 향이 아니다. 냄새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도 영향을 준다. 좋은 냄새가 나는 환경에 있게 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역겨운 냄새가 나는 환경에서는 객관적인 판단 능력을 잃게 되며 욕구 불만 상태에 빠지게 된다. 냄새는 무드, 일의 능률, 행동 패턴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이다. 후각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개인마다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개성만큼이나 취향도 다양하다. 실제로 유럽의 조향사들이 맡을 수 있는 화학물질 냄새를 한국의 조향사는 맡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한국인은 황진이가 즐겨 썼다는 사향노루 향 즉 머스크 향을 유난히 좋아한다. 하지만 머스크에 대해서는 ‘취맹’이 있어 향수회사들은 조향사를 채용할 때 매우 까다로운 냄새 테스트를 거친다. 식물의 아로마 향은 서구에서는 대중적이지만 한국에서는 특별한 부류만 좋아한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도론 란셋 교수는 2003년 유전학 잡지 <네이처 지네틱스>에 왜 이처럼 사람마다 후각에 큰 차이가 있는지 규명해 논문으로 발표했다. 사람의 코로 들어온 분자 형태의 냄새와 향은 콧속의 후각 수용체가 감지해 뇌에 전달한다. 후각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는 종류가 1000개나 된다. 각각의 수용체는 제각각 다른 냄새에 대해 반응한다. 따라서 인간은 1만 가지나 되는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후각 수용체 유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사람의 후각이 퇴화하면서 지금은 쓰이지 않고 있다. 인간이 네 발로 기어 다니다가 두 발로 서서 걷게 되면서 후각 유전자의 스위치를 꺼버린 것이다. 란셋 교수는 사용중인 나머지 후각 유전자 가운데 50개 가량은 개인에 따라 활성화 정도가 저마다 달라 똑같은 후각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체에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 집단이 여럿 있다. 시각 유전자, 생체시계 유전자, 청각 유전자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후각 유전자처럼 개인에 따라 유전자의 활성도에 큰 차이가 나는 유전자 집단은 드물다. 물건에 제각각 다른 바코드가 찍혀 있듯이 사람도 취향의 바코드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란셋 교수는 또한 후각 유전자의 활성화 패턴, 즉 취향이 개인뿐 아니라 민족 집단 간에도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화장품, 향수, 음식, 음료 회사에는 냄새 평가사와 조향사가 있어 이들이 소비자를 대신해 매일 냄새를 판단한다. 란셋 교수는 앞으로 이들 회사는 DNA칩으로 조향사나 냄새 평가사의 후각 유전자를 분석해 채용하고, 개인의 취향에 맞는 ‘맞춤식 상품’을 개발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랑을 구할 때 어떤 감각이 가장 중요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우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일차적인 요인이 외모인 것만 봐도 그렇다. 실제로 인간은 대뇌가 발달했기 때문에 시각에 많은 부분을 의존한다. 그러나 동물의 경우 사랑과 후각이 동일시되기도 한다. 이성을 찾거나 성행위를 하는데 상대방의 후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만의 영역을 표시할 때도 후각을 이용한다.
동물만큼은 아니지만 인간도 이성을 선택하는데 냄새, 즉 후각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냄새를 인식하는 동안 뇌에서 감성을 조절하는 부위인 변연계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나비가 짝짓기를 할 때 수컷은 암컷이 체외로 방출한 극미량의 페로몬을 감지해 10km 떨어진 곳에서도 정확히 암컷에게로 날아갈 수 있다. 개나 사슴 등 포유동물의 대부분도 짝짓기를 하기 전에 상대 생식기의 냄새를 맡고 성적자극을 받는다. 그렇다면 사람에게도 페로몬이 있다는 말일까. 사람의 경우에도 페로몬이 방출되고 그 냄새에 반응하는 정도가 마치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람에게서 직접 페로몬을 추출해낸 적은 없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 이반카 사빅 박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여성들과 동성애 남성들은 남성의 땀에 들어 있는 호르몬에 똑같이 자극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여성들과 동성애 남성들에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냄새를 맡게 하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으로 뇌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냄새를 맡은 뒤 동성애 남성과 이성애 여성은 성 행동을 관장하는 뇌 부분이 강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성애 남성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 특히 뇌에서 동성애 남성과 이성애 여성의 반응은 시상하부 영역에 집중됐다. 또 간뇌에 있는 성행동에 필요한 호르몬과 감각반응을 관장하는 시각교차앞구역도 활발한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반대로 에스트로겐 냄새를 맡게 했을 때 동성애 남성과 이성애 여성은 후각을 관장하는 뇌 부위에서만 반응이 있었을 뿐이고, 이성애 남성은 생식을 관장하는 뇌 부위에서 강력한 활성을 보였다. 라벤더나 시더 향 같은 일반적인 냄새를 맡게 했을 때는 세 그룹 모두 후각을 관장하는 뇌 부위만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 실험은 인간의 뇌가 두 가지 성호르몬에 각각 달리 반응한다는 것을 나타내며 성적 성향과 뇌 활동 부위 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즉 이는 동성애자의 뇌 구조가 이성애자와 어딘가 다르며, 성적 취향 역시 후천적인 게 아니라 선천적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후각이 선천적 성 취향의 근거
미국 모넬 화학감각연구소의 찰스 위소키 박사는 동성애와 이성애 남녀들을 성적 성향이 다른 사람의 겨드랑이 땀 냄새에 노출시켜봤다. 땀에는 보통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호르몬 성분이 들어있다. 실험 결과 동성애 남성은 이성애 남성, 이성애 여성, 동성애 여성과 모두 반대 반응을 나타냈다. 즉 동성애 남성은 같은 동성애 남성의 냄새를 좋아한 반면 이성애 남녀와 동성애 여성 모두 동성애 남성의 냄새를 싫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캐나다 맥마스터대 의대 마이클 드그루트 박사는 “성적 성향이 생물학적인 것이지 습득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부분이 발병 초기에 후각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후각상실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뇌 단백질인 ‘타우’(tau)를 과잉생산하는 실험용 생쥐는 후각상실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타우가 후각상실의 원인 물질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후각상실이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환자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많은 파킨슨병 환자도 발병 초기에 후각상실 증상을 보인다.

냄새는 특정한 기억을 생각나게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브루스 투레스키 교수는 “냄새는 매우 강력한 감정의 자극제”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정신병과 연관될 수 있다고 했다. 투레스키 교수팀이 정신분열병 환자 26명의 후각망울 크기를 측정한 결과 정상인보다 평균 23%나 작았다. 이는 정신분열병 환자가 후각능력에 이상이 있다는 생물학적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몇몇 냄새는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레몬 향은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킨다. 라벤더 향은 기분을 즐겁게 해주지만, 수학적 능력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유칼립투스 향은 호흡을 증가시키고 정신을 맑게 하며, 장미유의 구성성분인 펜에틸알콜 향은 혈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런 발견들이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 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기분이 향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향수를 선호하는 까닭

향수를 쓰는 까닭이 자신의 고유한 체취를 더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가설은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등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향수 산업만의 독특한 현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바로 향수에 대한 선호는 사람들마다 제각기 천차만별이며 유행에 잘 휘둘리지 않는 현상이다. 정확히 말하면, 향수에는 유행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아니 코를 모아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향수 유형이란 없다는 것은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향수 브랜드들이 적어도 50년 이상 묵은 고색창연한 브랜드들이라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겔랑(Guerlain)의 ‘미츠코(Mitsouko) 향수’는 삼일운동이 일어난 해인 1919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샤넬 넘버 파이브(Channel No. 5)’ 향수는 1921년에, 니나 리치(Nina Ricci)의 ‘레르뒤땅(L’Air du Temps)’ 향수는 1948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한 마디로 사람들은 자기 취향에 맞는 향수 유형을 저마다 꾸준히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향수 선호에 대한 극심한 개인차를 설명하는 열쇠는 MHC, 즉 주조직적합성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라는 연관된 유전자들의 모임이다. MHC 유전자는 말 그대로 조직적합성, 즉 다른 사람의 조직이식을 받아주는 성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MHC 유전자는 단 하나가 아니라 서로 다른 동등한 버전들이 여럿 존재한다. 흥미롭게도, 수많은 MHC 유전자들 가운데 내가 어떤 MHC 유전자를 가졌는가에 따라 내가 풍기는 체취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내가 선호하는 배우자도 달라진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들이 쥐와 인간에서 속속들이 보고되고 있다. 예컨대 쥐는 자신이 지닌 MHC 유전자와 다른 MHC 유전자를 지닌 상대를 배우자감으로 선호한다.
스위스의 진화생물학자 클라우스 베데킨트(Claus Wedekind)와 그 동료는 여성들이 어떤 남성의 체취에 매혹될지는 자신과 상대 남성의 MHC 유전자가 서로 다른지 여부에 달려 있음을 입증했다. [2] 먼저 남자 대학생들이 이틀 동안 티셔츠를 입게 한다. 이 기간 동안 마늘처럼 냄새가 나는 음식도 못 먹게 하고, 술과 담배도 금지시킨다. 다음에 수거한 티셔츠들을 행여 겨드랑이 냄새가 달아날 새라 조심스레 밀봉해서 냉동 보관한다. 냉동실에 꺼낸 각 티셔츠들의 냄새를 맡은 여학생들은 자신과 다른 MHC 유전자를 지닌 남학생이 입었던 티셔츠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대답했다. 이 연구와 짝을 이루는 다른 연구에서는 남성들도 자신과 다른 MHC 유전자를 지닌 여성의 체취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왜 이처럼 자신과 상이한 MHC 유전자를 지닌 이성에게 홀딱 반하는지에 대해서 아직 과학자들 사이에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한 가설은 근친간의 짝짓기를 통해 태어난 자식은 유전적 이상을 지니고 태어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근친간의 짝짓기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신과 다른 MHC 유전자의 냄새에 끌린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좋아하는 향수가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인 까닭은 각기 다른 MHC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이 자신의 독특한 체취를 널리 광고하기 위해 각기 다른 향수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진화생물학자인 만프레드 밀린스키(Manfred Milinski)와 베데킨트는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137명의 남녀 대학생들로 하여금 시중에서 판매하는 36종의 향수들을 평가하게 했다. 그리고 당신 자신이 이런 체취가 나길 원하십니까” 과 “당신의 애인이 이런 체취가 나길 원하십니까?”라는 두 질문에 답하게 했다. [3]
자신이 지닌 MHC 유전자가 내 체취를 정말로 결정한다면, 실험 참여자의 MHC 유전자와 “내가” 쓰고 싶은 향수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있어야 한다. 또한 내 애인의 MHC 유전자가 단지 내 MHC 유전자와 다르기만 하면 된다면, 실험 참여자 자신의 MHC 유전자와 “내 애인이” 쓰길 원하는 향수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도 없어야 한다. 예측대로, 실험 참여자가 어떤 MHC 유전자들을 지니고 있는지는 “내가” 쓰고 싶은 향수가 무엇인지 신빙성 있게 예측해 주었다. 그러나 “내 애인이” 쓰길 원하는 향수가 무엇인지는 특정하게 꼬집어 예측해주지 못했다. 내가 쓸 향수는 내 MHC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 내 체취를 강화해야 하니 특정한 유형의 향수로 확고하게 정해져 있지만, 애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향수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이 아닌 것들 중에서 아무 거나 고른다는 말이다.
향수 선호에는 각자의 MHC 유전자형에 따라 결정된 극심한 개인차가 존재하므로 누구나 선호하는 지상 최고의 향수는 아마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2002년 초, 과학 전문 저널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에 실린 마사 매클린톡(Matha K. McClintock) 박사의 논문에 의하면 사람들이 이성에게 끌리는 데는 후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개인마다 독특한 체취가 있답니다. 우리가 흔히 '살 냄새'라고 부르는 묘한 냄새 인데요, 이 냄새는 우리 몸의 면역 세포에 존재하는 MHC(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라는 물질 때문에 나는 것으로 개인마다 다른 냄새를 내게 한답니다. (물론 그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아서 냄새만으로 사람을 구별하는 것은 어렵지만 말입니다.)  매클린톡 박사는 서로 다른 MHC 타입을 가진 남성 6명에게 48시간 동안 같은 셔츠를 입혀서 그들의 체취가 셔츠에 흠뻑 배게 하고는 미혼 여성들에게 이 셔츠의 냄새를 맡게 하여 가장 끌리는 냄새가 어떤 것인지 점수를 매기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여성들은 유전적 특성, 즉 MHC 타입에 따라서 서로 다른 냄새를 좋아했다고 해요. 재미있게도 여성 자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냄새는 자신의 아버지의 MHC 타입과 비슷한 남성이었답니다.    매클린톡 박사는 논문에서 여성들은 처음 만난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와 비슷한 체취를 가졌을 때 가장 강하게 끌린다고 조심스레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우리가 어떤 이를 처음 만났음에도 낯설지 않게 인식하고, 그에게 끌리는 이유가 우리의 유전자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이고, 우리의 후각이 아직도 우리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