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 즐거움 ≫ 의미
리듬 : 순서도 맛이다
맛은 종합과학이다 : Food pleasure
= 영양 + 감각 + 심상 - Dislike
리듬 : 진짜 맛은 리듬에서 온다
- 순서도 맛이다
- 왜 반복과 리듬에 쾌감을 느끼는가
- 대조 : 긴장과 이완의 쾌락
- Dynamic Contrast vs Sensory Specific Satiety
시간전개형 vs 공간전개형
세계 정상급 레스토랑들에는 한 가지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손님이 메뉴를 선택하지 않고 쉐프가 추천하는 스타일대로 먹는 쉐프 테이스팅 메뉴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손님은 그저 쉐프가 제공하는 대로 순서에 따라 맛을 볼 뿐 메뉴를 선택하지 못한다. 평범한 식당이라면 얼마만큼 손님이 올지 모르고 손님이 어떤 메뉴를 좋아할지 모르기 때문에 시도할 수 없는 방식이지만 자신이 정한 방식으로도 항상 예약을 꽉 채울 수 있는 쉐프는 철저히 준비하여 마음껏 자신의 솜씨와 요리세계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쉐프는 자신이 다자인한 대로 제대로 갖추어진 코스에 따라 자신의 실력을 100% 손님에게 선보일 수 있어서 행복하고 손님은 최선의 조합으로 최적의 온도와 시간에 최적으로 서빙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행복한 것이다.
일본에 미슐랭가이드’ 3스타에 선정된 레스토랑의 주방장이자 일본 정부에서 수여한 스시 분야 유일 <현대의 명공> 오노지로씨는 아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일본 초밥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활약 중이다. 그런데 그의 가게는 겨우 손님 10명 남짓이 앉을 수 있다. 그것은 손님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서 초밥을 제공하는 것만이 최상의 스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그의 신념과 경험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의 초밥은 디테일과 정성이 가득하다. 최고급 재료에 최고의 맛을 끌어내기 위해 생선에 따라 제각기 조리를 한다. 초밥 만드는 자세는 경건하기 까지 하다. 하반신에 힘을 주지 않으며 무릎은 부드럽게하고 허리는 약간 뜨는 듯한 자연스러운 자세에서 밥알을 쥔다. 밥알을 쥘 때 양팔을 제외하고는 상체를 움직이지 말아야 하며, 등을 쭉 펴고 묵묵히 밥을 쥔다. 이렇게 만든 초밥은 미묘한 단단함이 느껴지고, 완성된 후에는 밥알 사이 공기가 빠져나가 초밥이 숨을 쉬듯 몇㎜ 정도 가라앉는다고 한다. 밥알을 쥔 직후가 가장 맛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어 물이 흐르는 듯한 속도로 손님 앞에 초밥을 내놓는다. 어떤 순서로 내놓느냐에 따라 초밥의 맛이 두 배로 좋아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겨울에는 광어로 시작해 오징어, 새끼방어, 참치의 붉은 살, 그리고 전어, 대합 등의 순서로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구운 계란이 제공된다. 이처럼 최고의 맛이란 온도. 순서, 조합, 분위기, 명성, 태도 등 모든 제대로 합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식은 무조건 시간전개형으로 음미한다
- 맛은 리듬에서 온다
누구나 한끼 식사를 믹서에 갈아서 주면 싫어한다. 맛 성분, 향기성분, 영양성분은 그대로 지만 리듬즉 다이나믹 컨트라스트 Dynamic contrast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차이에 의한 대비 효과(컨트라스트)가 계속 변하면서(Dynamic) 주는 효과라고 할 수 있으나 조금 협소하고 어려운 표현이며 나는 맛의 즐거움이나 음악의 즐거움이 완전히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기에 그냥 리듬이라고 할 생각이다. 같은 재료도 순서와 조합, 요리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느낌(리듬)을 준다. 그래서 메뉴 디자인 뿐 아니라 먹는 순서, 디스플레이마저 중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요리를 흔히 공간 전개형 식사법이라고 한다. 중국이나 서구의 식사법처럼 코스에 따라 차례로 먹는 것이 아니고 한 끼 음식을 모두를 한꺼번에 차려놓고 먹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나 서구도 항상 시간 전개형이 아니고 우리도 공간 전개형은 아니다. 어찌되었거나 사실 엄밀하게 평가하면 음식은 어떻게 서빙하느냐에 무관하게 항상 시간 전개형으로 느끼는 예술이다. 코스를 누가 주도하느냐의 차이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