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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 : 크기 착시

뇌로 보는 세상 : Gestalt 형태인식의 원리
- Perceptual Grouping and Binding
- 착시 : 얼굴 착시
- 착시 : 뒤집어 보기
- 시각의 모듈성

 

 

 

▶ 물고기도 인간처럼 착시를 경험할까?
물고기들은 다양하고 혁신적인 시각 도구상자를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들의 도구상자는 시력을 향상시키거나, 자신을 잘 보이거나 잘 보이지 않게 하거나, 자신의 신분을 밝히거나, 누군가를 유혹하거나 쫓아내거나, 조작하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궁금한 게 하나 있다. 물고기들은 눈에 보이는 사물을 어떻게 지각할까? 그들의 정신경험은 어떠하며, 인간과 비교하면 얼마나 다를까?
이상과 같은 의문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착시optical illusion다. 인간을 골탕먹이는 시각 이미지가 동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동물은 시야를 (마치 로봇이 시야를 지각하듯) 기계적으로 지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물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착시현상을 경험한다면, 그들이 사물을 볼 때 인간과 유사한 정신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렉스와 나』라는 책에서, 이렌 페퍼버그는 회색앵무새 한 마리와 30년간 나눈 우정을 회상하여 독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여러 가지 관찰결과를 소개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것 중 하나는 ‘똑똑한 앵무새가 인간과 마찬가지로 착시현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페퍼버그가 말한 바와 같이, 앵무새는 우리 인간과 똑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면 물고기는 어떨까? 물고기도 착시현상을 경험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다. 과학자들은 레드테일 스플릿핀redtail splitfin(멕시코 고지대의 시냇물에서 사는 작은 물고기)을 이용한 실험에서, 두 개의 접시 중 큰 것을 선택하도록 훈련시켰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에빙하우스 착시Ebbinghaus illusion를 보여줬다. (에빙하우스 착시란 동일한 크기의 동그라미를 볼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중 하나(A)는 작은 동그라미에 둘러싸여 있고, 다른 하나(B)는 큰 동그라미에 둘러싸여 있다. 인간의 눈에는 A가 더 커 보인다.) 결과는 놀라웠다. 스플릿핀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A를 선택한 것이다(그림 1).
그리하여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레드테일 스플릿핀은 자극에 반응하는stimulus-response 무심한mindless 방식으로 사물을 지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각에 근거하여 정신적 개념mental concept을 형성한다.”
한 선행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레드테일 스플릿핀을 대상으로 뮐러-라이어 착시Müller-Lyer illusion를 실험했다. (뮐러-라이어 착시란 동일한 길이의 선분을 보여주는 것인데, 그중 하나(A)는 바깥쪽을 향한 화살표에 둘러싸여 있고, 다른 하나(B)는 안쪽을 향한 화살표에 둘러싸여 있다. 인간의 눈에는 B가 더 길어보인다.) 실험 결과, 긴 선분을 선택하도록 훈련된 스플릿핀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B를 선택했다.

※ 출처: 『물고기가 뭘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