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행복 ≫ 마음, 습관

행복 = 단순반복

반복이야 말로 익숙함의 시작이요 창조의 시작이다
반복하면 모호함이 사라진다

- 반복 학습 : 1만 시간의 법칙
- 항상성 : 건강은 단순 반복에 있다, 체온, 혈압, 체중 ...
- 소박함 : 좋은 식사법은 편하고 익숙한 음식을 적당히 먹는 것이다

 

------------------
황인원 문학경영연구원 대표  

“창의적인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음악을 숙달해야 하고, 탁월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려면 먼저 바이올린을 잘 다뤄야 한다.” 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 등 내놓는 책마다 세계를 깜짝 놀래키는 지식혁명가 말콤 글래드웰의 지적이다. 큰 것을 이루려면 작은 것부터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 익숙도 그냥 일반적 차원의 익숙이 아니라 ‘전문적인 수준에서 숙달’이어야 한다.

창조의 근간, 플랫폼을 만들려면….

어떤 일에 익숙을 넘어 전문적인 수준으로 숙달되는 단계를 ‘플랫폼(platform)’이라 한다. ‘플랫폼’은 일반적으로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다. 플랫폼이 없으면 기차에서 타고 내리기기 쉽지 않다. 사람이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구조물인 것이다. 자동차 공장이나 전자제품 공장에서도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통의 기본 구조도 플랫폼이다. 컴퓨터에서는 컴퓨터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운영구조를 이르기도 한다. 즉, 무엇인가의 근간이 되는 기본적인 구조를 지칭한다. 이를 인간의 사고 체계에 적용시키면 고정관념을 탈출하는 출발선이 된다. 다시 말해 창조, 통찰이라는 특별한 행위로 나아가는 물꼬인 셈이다. 플랫폼에 선로를 깔면 기차 플랫폼이 되지만, 버스가 다니게 하면 버스승강장이 되고, 물을 채워 놓으면 배 선착장이 될 수 있듯, 플랫폼이 한번 만들어지면 약간의 변형만으로도 얼마든지 새로움을 창출해 낼 수 있다. 이것이 창조다. 이를 볼 수 있는 것이 통찰이다. 따라서 어떤 분야에서건 플랫폼을 갖지 못하면 뛰어난 기업도 될 수 없고, 훌륭한 인재도 배출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훌륭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까.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반복 학습이다. 알다시피 반복 학습은 단순한 되풀이가 아니다. 실수나 실패를 개선하기 위한 연습이다. 글래드웰은 반복 학습을 최소 1만 시간을 해야 숙달된 조교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이는 플랫폼이 최소 1만 시간은 반복 학습해야 형성된다는 의미다. 1만 시간이면 하루 3시간씩 10년인데, 이 시간을 빨리 넘어서기 위해 하루 6시간, 9시간, 혹은 그 이상 연습을 하곤 하는 것이다.

일본전산의 모토 “될 때까지 한다”가 만든 인재 플랫폼

다음은 일본에서 신화가 된 기업, 일본전산의 인재 플랫폼이다. 인재 플랫폼 역시 반복 학습으로 만들어낸다. 일본전산은 세 가지의 모토가 있다. 첫째는 ‘즉시 한다’다. 둘째는 ‘반드시 한다’고, 셋째는 ‘될 때까지 한다’다. 이중 세 번째 모토인 ‘될 때까지 한다’는 곧 반복 학습을 통한 플랫폼 형성을 말하는 것이다.
일본전산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회사에서는 하나의 과제를 던진다. 그러면 전문서적의 도움을 받으며 지하철이든 길에서든 해결할 궁리를 계속하게 된다. 하다못해 잠자리에서까지도 구상을 계속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 아이디어로 실패와 개선을 반복하며 실험을 계속한다. 이 과정 중에 당연히 작고 사소한 것에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쓰게 된다. 무언가 하나라도 놓치면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디테일 부분에 대한 세심한 행동이 그야말로 숙달 차원에 이르렀을 때 실수와 실패가 멈춰지고, 비로소 과제가 해결된다. 즉 작고 사소한 부분에 대한 반복 학습의 결과로 플랫폼이 형성된 것이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한 기업이 되려면 우선 CEO는 물론이고, 모든 임직원이 사소한 물건을 자세히 관찰하고, 거기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것과 엮어서 새로움을 창출하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지 무슨 과제에 부닥치더라도 어렵지 않게 창조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반복 학습을 통한 플랫폼 구축은 이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케팅 플랫폼이 일단 형성되기만 하면…

반복 학습은 마케팅 플랫폼을 형성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다. 나는 학교에서 어느 과목이든 강의 시작 전에 1~2명에게 3분 스피치를 반드시 시킨다. 어떤 학생들은 이 시간을 매우 고역스럽게 생각하지만 나는 꼭 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대학 4년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얘기해보지 않은 학생이 꽤 되는 탓이다.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해본 경험이 없는 학생은 대개 다른 학생 앞에 서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돼 아무 생각도 나지 않게 된다. 이런 학생은 목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자기와 늘 장난치고 수다 떨면서 친하게 지낸 친구들 앞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많은 사람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정신적 부담 탓에 각성 혹은 흥분이 유발되는 것이다.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면서 침이 말라 목소리가 갈라진다. <심리학의 힘 P>를 쓴 전우영 교수는 이렇게 타인의 존재가 개인의 능력을 억제하는 경우를 ‘사회적 억제 현상’이라고 한다. 반면 평소에는 조용히 자신의 일만 하던 어떤 학생은 자신의 발표 시간이 되면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끼를 100% 발휘하며 좌중을 휘어잡는다. 최고의 인기 개그맨 이상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봐주고 있다는 상황이 이 학생을 기분 좋게 하고 자신의 능력을 더욱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 ‘사회적 촉진 현상’이라고 하는데 마라톤 할 때 도로에 사람들이 응원 나와 파이팅을 외치고 박수를 쳐주면 힘들다가도 다시 힘을 내 뛰게 되는 것도 이런 현상 덕분이다. 대중을 상대하는 마케팅은 담당자가 사회적 억제 현상으로 주눅들어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수백 번이고 수천 번이라도 반복 학습해야 한다. 그래서 남이 나를 보고 있어도 몸은 자동적으로, 습관적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숙달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비로소 플랫폼이 형성되는 것이다. 플랫폼이 형성되면 그 다음부터는 주변 상황이 사회적 촉진 현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플랫폼을 갖추지도 않았으면서 무작정 창조를 강조하고, 창의를 강조하며, 통찰력을 키우려고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것은 아닌가, 그러다 지쳐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시가 우리에게 주는 오늘의 교훈이다.